라이카 M10이 너무 좋아 Leica Q를 구매?

라이카 에세이 Chapter 2

by Allan Kim

원래 사진을 진지하게 찍기 시작한 뒤 계속 카메라를 어깨에 걸고 다녔지만, Leica M10 이후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심지어 잠시 집 앞을 나갈 때도, 건강 검진을 하러 병원에 갈 때도 라이카 M10 을 어깨에 걸고 다녔다. 단단히 사랑에 빠진 거다.


늘 M10 을 들고 다니니 사진 찍을 기회도 많아졌다. 언젠가 같이 일하는 업체 사람과 함께 고깃집에서 밥을 먹다가 고기 굽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니 업체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아니 그렇게 비싼 카메라를 구매해서 고작 기름 튀기는 고기 사진을 찍습니까? 나라면, 기름 튀길까 봐 집에 두고 나올 텐데...


솔직히 기름이 튀길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그냥 자동으로 모든 순간을 기록하듯 M10으로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더 이상 나에게 M10 은 고가의 카메라, 귀중품이 아니라 그저 내 눈을 대신하는 도구였다. 소중히 다루지만 아낌없이 사용했다.


심지어 방진 방적 방수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부슬부슬 비를 맞는 날이든, 눈이 내리는 날이든 옷으로 닦아가며 눈비를 맞으며도 사진을 찍었다. 현재 6년째 새 제품처럼 문제없이 잘 사용할 수 있는 걸 보니,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는 걸 지금은 알지만, 당시엔 혹시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를 감수하고 다양한 순간을 담고 싶은 욕심이 강했던 것 같다.





Leica M10 을 구매하기 전 Leica Q 모델과 살짝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Q 는 "렌즈를 구매했더니 라이카 바디가 따라온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하지만, 28mm 화각에 익숙하지 않았고 라이카의 시그니처인 M 바디를 사용해 보고 싶은 욕심에 Q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Leica M10 을 매일 사용하다가,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M10 이 고장 나면 어떻게 하지.. 마음 같아선 한대 더 구매해두고 싶었지만, 사악한 가격 때문에 불가능했다. 그래, Leica Q로 M 을 백업하자.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Leica Q를 구매하면, M 이 궁금해지기에 Q는 M 을 위한 미끼상품이란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나에겐 반대였다. M 이 너무 좋아, M 을 한대 더 백업하고 싶은 마음에 M 보다 저렴한 Q를 구매한 것이다.


마음의 결정을 내린 뒤, 렌즈를 하나 더 구매하려고 모든 예산을 과감히 Q에 투자했다. 매장에서 오히려 나를 말렸다. M10을 구매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Q를 구매할 필요가 있겠냐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하지만, 이미 M10 을 백업하겠다는 생각이 드니 당장 Q가 필요했다.





Leica Q 는 정말 신의 한 수였다. 28mm의 화각을 완벽히 소화하고 나아가 매크로 모드에서 근접 촬영까지. 완전 팔방미인이었다. 또 Leica M 이 RF의 태생적인 이유 때문에 최소 초점거리가 70cm 이상인데 반해 Q는 매크로 모드가 아니더라도 근접 촬영이 되니 M을 이용하며 포기했던 접사 촬영도 다시 할 수 있었다.


이제 내 가방에는 늘 M10과 Q 가 같이 들어 있었다.


한동안, Leica M10과 후지 X-Pro2에 Voigtlander 렌즈를 마운트 해서 2개의 카메라를 들고 다녔는데, 더 이상 X-Pro2 가 설자리가 없어졌다. 자연스레 Leica 2대가 되었다.


"아~"


한대라도 구매하려고 기다리고, 참고, 또 기다리고 한 세월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그런데, 한두 달 사이 라이카 제품이 집에 몇 개가 생겼다.


Leica Q는 팔방미인..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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