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수면 아래 모습은 어떨까?)
사실 더 이상 파워블로거란 말도 사용하지 않지만, 과거 파워블로거라고 하면 연예인급 대우를 해 주던 시절이 있었다. 어떻게든 가게 홍보를 해 보려고, 음료부터 디저트까지 모두 무상으로 제공하고 원하는 대로 사진을 찍으라고 하던 시절이다. 하지만, 네이버에서 파워블로거 제도를 없애고, 모두 카페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생활화된 지금은 더 이상 이런 상황이 연출되지 않는다. 대신 온라인 공간에서는 여전히 파워 블로거를 섭외하기 위해 뜨거운 전쟁(?)이 벌어진다.
스스로 이런 말을 하기 부끄럽지만, 나는 블로그 기반의 인플루언서이다. (보통, 인스타그램 기반 및 블로그 기반으로 나뉜다.) 과거로 말하자면 파워 블로거인 셈이다. 특히 라이카와 마케팅 분야에 있어서는 내가 글을 작성하면 항상 상위에 노출이 되기에 관련 주제의 업체들이 호시탐탐(?) 나를 통해 리뷰 글을 올리고 싶어 한다. 대부분 거절하지만, 정말 흥미가 당기는 제품은 수수료를 받고 리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수수료는 나에게 수입원의 의미는 아니다. 다만, 공짜로 진행하는 건 피하는 편이다. 어떤 거래이든 서로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제 한남동에서 위 사진 속 주인공, 패션 & 뷰티 인플루언서인 유니히님을 만났다. 유니히님은 인스타그램 베이스의 인플루언서이다.
유니히님의 인스타 계정 방문하기 : https://instagram.com/uunih?igshid=YmMyMTA2M2Y=
소위 잘나가는 인플루언서의 공통점은 포스팅에 진심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노는 모습을 촬영하더라도 노는 척이 아니라 진심을 다해 행복하게 몰입해서 노는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수면 아래에서 발을 엄청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물 위에서 우아한 모습을 유지하는 백조처럼 말이다.
종종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앨런님은 운이 참 좋으세요. 블로그 방문자도 많고, 상위 노출도 잘되고. 재미있는 일만 하고 사는 것처럼 보이니 말입니다.
물론, 나는 내가 희망하는 일을 하는 건 맞다. 누가 등 떠밀어서 하는 일이 절대 아니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일단, 블로그 포스팅만 해도 내가 작성하는 모든 주제에 대해서는 늘 Evernote에 메모를 해 둔다. 에버노트를 사용하는 이유는 검색 기능이 강력해서인데, 워낙 메모를 많이 하다 보니, 어떤 메모를 했는지 잊을 때가 많다. 이럴 때마다 키워드로 검색하면 과거 노트가 순식간에 떠오른다. 심지어 PDF 문서 등을 첨부해 두더라도 이 파일 내에서도 검색해서 내가 찾는 키워드를 찾아낸다.
기본적으로 이렇게 삽질(?) 하는 이유는, 중복되는 포스팅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이는 내 블로그를 구독하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늘 비슷한 포스팅을 반복하면 그 허탈한 심정을 뭐라 표현할까? 두 번째는 늘 상위 노출을 유지하고 저품질 블로그가 되는 걸 막기 위해서 중복 콘텐츠를 피하려고 노력한다. 여기서 핵심은 '노력'이다. '운' 이 아니란 뜻이다.
보통 내가 마케팅 자문을 하며 의뢰인 업체에 포스팅 기획안을 내주고 매주 2개 혹은 3개씩 과제를 주면 무척 힘들어한다. 하지만, 내 블로그는 매일 새로운 포스팅을 작성한다.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한 한 번도 같은 내용을 재활용한 적이 없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노력이 많이 들어가면 힘든 순간도 있다.
유니히님도 마찬가지이다.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라오는 모든 사진에 진심이다. 그리고 그런 사진이 나오기 위해서는 정말 다양한 장면을 기록하고 또 준비한다. 수면 위의 모습만 보면 화려할지 모르겠지만, 수면 아래의 일을 알려주고 해보라고 하면 대부분 포기한다.
또 내가 좋아하는 지인이자 사진작가인 김종우 님의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이다.
김종우님 인스타그램 방문하기 : https://instagram.com/rye_whiskey?igshid=YmMyMTA2M2Y=
예를 들어 이런 사진 그냥 나왔을까? 그는 무거운 카메라 두 개 정도씩 목에 걸고 걷고 또 걷는다. 비가 오나 눈이 내리나 계속 걷는다. 그리고, 영감을 받은 장면을 기록하고 그 장면을 집에서 리뷰하며 한 장 한 장 그의 톤 앤 매너를 유지하도록 보정한다. 매 사진마다 그의 시그니처가 되는 색이 있다. 즉, 단순 노출 보정만 하는 것이 아니다. 사진 속 모든 색도 그의 개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의 사진을 보고, "아 멋지다." "운 좋게 그 장소에 있었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장소 및 순간은 운이 아니라 '실력'이다. 그리고 실력 있는 사람은 '노력'도 열심히 한다. (보통 실력 없는 사람은 노력도 없다.)
이야기가 조금 길었다. 퀄리티 있는 '인플루언서'가 부러운가? '파워 블로거'가 되고 싶은가? 그럼 꾸준히 노력하고 창조해야 한다. 정체되어 있고 게으른 순간 인플루언서는 멀어지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