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사진 잘 찍고 싶어요!
종종 내 사진 강의를 신청하는 분들이 하는 이야기다. 물론, 블로그 및 YouTube 등 온라인 채널에서도 같은 질문을 하며 팁을 알려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런데, 다들 이런 답변을 바란다.
~ 이런 구도로 찍으면 인물사진 잘 찍을 수 있습니다.
~ 이 렌즈 사용하시면 인물사진 아주 잘 나옵니다.
안타깝게도 위에 어느 것도 정답이 아니다. 사실 인물사진 잘 찍는 법은 테크닉이나 장비가 아니다. 정말 중요한 건 내가 찍는 인물이 편안하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즉 대화를 나누고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Photographer 의 능력이 정말 중요하다.
뮤지컬 배우 야외 프로필 사진 촬영 중 한 컷이다. 사실 기술적으로는 아쉬운 점이 많다. 하지만, 난 이 사진이 너무 좋다. 마치 오랫동안 서로 만나지 못했던 친구가 이름을 부를때 보는 그런 얼굴이 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사진을 찍히는 사람의 자연스러운 포즈 연구도 한몫 했으리라. 또 배우이기에 연기이더라도 자연스러운 느낌이 나왔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수이든 배우든 무대가 아닌 공간에서 낯선 사람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면 자연러운 느낌이 나오기 쉽지 않다. (수많은 배우, 가수를 촬영해 보았지만, 신기하게도 자신이 익숙한 무대가 아닌 사진 촬영에서는 긴장 하는 걸 많이 보았다!)
또 하나의 인물사진 잘 찍는 팁은, 자연스러운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순간을 만들 수 없다면 이런 순간을 늘 기다리다가 그 순간이 보일때 셔터를 빠르게 누를 수 있는 순발력이 필요하다.
이럴땐, 사진의 기술적인 스킬도 구도도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 기술적으로 조금 망가진 사진도 내용이 좋은 사진이라면 좋은 인물사진이 된다.
인물사진 잘 찍고 싶어 모델 촬영회를 따라다니는 사람을 다수 본다. 사실 이런 점을 가장 경계했으면 좋겠다. 모델 촬영회의 모델은 보통 아마추어나 일반인 모델이 아닌 프로거나 프로에 가까운 모델을 섭외한다. 그럼 이들은 어떤 포즈를 취했을때 사진이 가장 예쁘게 나오는지 잘 알고 있다. 이런 분들 사진을 아무리 찍어도 다른 인물사진은 잘 찍을 수 없다.
또한, 5명 이하 소규모로 여유를 가지고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큰 그룹으로 사진을 찍으면 내가 집중해서 내 의도대로 사진을 찍기 쉽지 않다. 또한, 내가 포즈 및 모델과의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시간 낭비다.
정말 인물사진 잘 찍고 싶다면 주변 인물, 가족 그리고 더 용기를 내서 길거리에서 마주친 사람들에게 허락을 구하고 인물 사진을 담아보자.
사진 취미를 하는 사람은 정말 많다. 이 중에서 진지하게 사진을 배우고 싶은 사람도 참 많지만, 다들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간다. 조금 더 창의적으로 생각하면 My way 를 발견할텐데, 참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