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충분히 쉬고 있습니까?
파란 눈의 외국인에게 동양 철학을 배우다
오늘같이 비 오는 날이면, 유리가 큰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책을 읽고 싶다. 나는 대학 때부터 남들이 하지 않은 길만 골라 커리어로 선택했고 즐거움도 있지만 늘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데서 오는 불안감, 피곤함 등도 종종 찾아오곤 했다. 그때마다 그런 마음을 슬기롭게 누를(?)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다름 아닌 파란 눈의 외국인에게 배운 동양 철학 덕분이다.
내 인생의 멘토 Dr. Wyane Dyer (사진: Leica Q)Change your thoughts, change your mind.
이 책은 도교의 사상에 근간을 둔 이야기이며, 노자와 장자의 이야기를 81개의 verse로 나누어 소개한 책이다. Dr. Wyane Dyer는 실제 81일간 이 책의 Verse를 하나씩 그대로 실천하며 책을 쓸 정도로 Tao 즉 도가 이론을 이해하려고 노력한 사람이다. 이 책은 단순한 도가 이론을 옮긴 내용이 아니라, 각 verse 별로 그가 경험한 내용을 직접 소개한 책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대학 때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읽었던 이론에서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이 무척 친근하게 다가오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하나, 둘, 셋 등 셀 수 없는 verse를 실천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내 삶은 무척 윤택해졌다.
아직도 좋아하는 구절을 접어두고 계속 읽고 또 읽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Let go" 즉 집착하지 않고 놓아주라는 뜻이다. 사업이든 학업이든 개인적인 취미이든 무언가 성취하려고 너무 결과에 집착하면 늘 긴장하고 그 과정에서 큰 스트레스를 느낀다. 하지만, 열심히 하고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뒤 실제 잘 되든 그렇지 않든 결과에 대해서 집착하지 않으면(물론, 나는 이 경지(?)에 이르기까지 정말 오랜 노력이 필요했다..) 자연스레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
이 때문에, 내 삶의 모토는 "Don't take it so seriously. Let go and let God."이다. 번역하자면, 모든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놓아주며 늘 순간을 즐긴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당신은 충분히 쉬고 있습니까?
나 또한, 20대를 30대를 쉬지 않고 앞만 보며 미래의 꿈을 위해 매 순간을 희생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건 피로한 간과 각종 건강 수치의 적신호였다. 그리고, 매번 꿈을 이루면 또 다른 꿈을 위해 또 달려가게 되었다. 하지만, 이는 정답이 아니다. 오히려 충분히 쉴 때, 더욱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그 뒤로 토요일, 일요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일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저녁은 업체와 약속을 잡지 않고 가능하면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려고 한다. 야근하지 않고 일이 끝나면, 아들과 놀거나 나 혼자 쉬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이 무렵부터 신기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던 문제점의 해결책이 갑자기 떠오르거나, 평소라면 생각지 못했을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신 내린(?) 것처럼.
오히려 이전보다 더 쉬고 덜 스트레스받으면서 더욱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고 더욱 좋은 결과가 나왔다. 결과게 집착할 때는 그와 반대의 결과가 나오더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지금 무척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다면, 하루를 온전히 쉬어 보면 어떨까? 월차라도 내고 혼자 좋아하는 일을 해 보며 말이다.한국사람은 잘 쉬지 않는다. 아마 어릴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고, 군대에 가면, 안 되는 일도 되게 하라는 말을 듣고 자라 그런 모양이다. 낮에 쉬면 상사에게 눈치 보이고 야근 안 하면 또 눈치 보이고, 그래서 이런 죄책감으로 늘 일에 쫓기지만 실제 결과는 늘 보잘것없다. 자연스레 더 열심히 해야 성공한다는 이상한(?) 결론만 도출하게 된다.
하지만, 오늘부터 충분히 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 보자. 쉬는 동안 전혀 죄책감을 느낄 필요 없다. 이런 쉬는 시간 때문에, 더욱 많은 일에 집중할 수 있고, 그 덕분에 더욱 많이 성취할 수 있다고 믿는 순간 당신 삶에도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내가 겪었듯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