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lan Kim Jun 10. 2019

일상에서 멋진 사진을 얻다.

일상을 더욱 특별한 순간으로 만드는 사진 비법

가끔 취미로 사진을 찍는 지인들이 나에게 사진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어떤 카메라로 찍어야 예쁜 사진이 나올까? 두 번째로 많이 묻는 질문은 어떻게 찍어야 예쁜 사진이 나오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받으면 참 난감하다. 대부분 무언가 비법(?)이 있는 것처럼 내 답변을 눈을 반짝이며 기다리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진실을 말하면 무척 실망한다. 하지만, 특정 카메라를 구매해서, 이렇게 찍어보라고 하면, 무슨 바이블이라도 되는 듯 열심히 메모해 두었다가 실제 내가 이야기한 카메라부터 구매한다.


그런데, 이런 방법으로는 아무리 사진을 열심히 찍어도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없다.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사진은 프레임에 절제해서 담을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카메라, 렌즈



나 또한, 새로운 장비에 대한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사진을 취미로 시작하면 가장 먼저 좀 더 좋은 카메라, 좀 더 좋은 렌즈의 유혹에 빠진다. 그런데, 점점 장비가 늘어나고 지갑 사정이 가벼워지면 곧 회의감이 들기 시작한다. 장비를 구매하는데, xx 만큼 투자를 했는데, 사진은 한 달 전이나, 일 년 전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내 카메라는 장롱, 제습함 신세가 된다.


물론, 장비로 사진취미의 큰 재미 중 하나이다. 장비를 하나 추가하면 얼마나 셀레이는 지 모른다. 사실 이 부분은 나도 할 말이 없다. 나 또한, 구매하고 싶은 장비는 거의 참지 않고 구매해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사진을 잘 찍고 싶으면 일상에서 내가 찍고 싶은 순간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일상을 더욱 특별하게
라이카 mp, Summilux-M 1:1.4/50 asph | Kodak Portra 160 film -  그냥 동네 사진이지만, 매일 찍어도 다른 느낌을 얻게 된다. 

같은 장소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보면 매우 다양한 사진이 나온다. 장소가 같아도 말이다. 특히 사진 초보(특별한 비법을 찾는)와 숙련된 Photographer 가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전자는 무언가 특별한 순간을 찾으려고 별로 찍은 사진도 없고, 예쁜 사진만 담으려고 한 반면, 후자는 가볍게 찍은 사진 같은데 바라볼수록 담백하기 때문이다. 힘이 빠져 있지만, 무언가 볼수록 정이 드는 사진이라고 할까.


늘 단골 카페에 가면 찍는 사진이지만, 찍을때마다 색다른 느낌이 든다. 


소위 음악 경연 프로그램을 보면, 힘을 빼고 소리에 공기를 반을 섞으라고 말한다. 막상 들어보면 무척 쉬운 말 같지만, 실제 연습해보면 여간 어렵지 않다. 사진도 마찬가지이다. 힘을 빼고 담백한 사진을 찍어 보라 하면 어리둥절해한다. 도대체 어떤 사진이 힘이 빠진 사진일까? 


나는 늘 일상 사진을 찍는다. 사실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사진보다, 또 엄청 멋진 스튜디오에서 모델 사진보다, 아들과 함께하는 일상을 담는 사진이 좋다. 하지만, 일상 사진을 담다 보면, 몇 개월 전 사진보다, 혹은 작년 사진보다 내가 원하는 사진에 점점 가까워진다는 것을 느낀다. 매일 내가 찍은 사진을 비교하고 또 다음에는 어떻게 찍어볼까 고민하는 시간을 갖다 보면, 이런 진전은 응당 당연한 이야기이다.


Leica M10, Summilux-M 1:1.4/50 asph | 아들의 일상을 담은 사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특별하다. 


예쁜 사진을, 좋은 사진을 찍는 방법

만일 오늘도 이런 특별한 비법(?)을 고민하고 있다면, 당신 주변부터, 평범한 순간부터 담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찍는 행위에서 끝나면 안 된다. 찍어보고 그날그날 찍은 사진을 스스로 리뷰해야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몇 개월 뒤 과거 사진을 꺼내볼 때 깜짝 놀라는 당신을 발견할 것이다. "내가 이런 시절이 다 있었네!"


라이카 M7, Kodak Portra 400 film - 동네에서 자전거를 타다 찍은 사진 


작가의 이전글 당신은 충분히 쉬고 있습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