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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Jun 20. 2019

잘 찍은 사진 한 장에 철학이 담기다.

김홍희 사진작가의 사진을 잘 찍는 법

교보문고에 사면 늘 사진 코너에서 한참을 머문다. 무언가 새로운 책이 나온 건 없는지, 흥미 있는 사진집은 없는지. 그런데 종종 실망하고 다시 돌아서곤 한다. 국내의 사진책은 무언가 자극적인 제목의 그러나 정작 내용은 없는 책이 대부분이다. 혹은 외서를 번역한 책인데, 과연 사진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번역했을지 의문스러운 묘한(?) 번역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사진을 잘 찍는 법"이란 제목을 보았을 때. 평소라면 뭐야 ~ 또 튜토리얼인가? 하고 돌아섰을 텐데 표지에서 눈길을 끄는 사진을 보았다. 정말 잘 찍힌 사진이 있었다. 진한 Black & White의 사진에 무언가 재미난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물건이다!


Leica M10, Summilux-M 1:1.4/50 asph 


책을 열어보았다. 사진은 거의 없고 글이 가득하다. 글을 조금 읽어 보았다. 익숙한 향기가 났다. 글만 보고 저자를 짐작할 수 있었다. 책을 덮었다. 역시~ “김홍희" 글*사진.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김홍희 사진작가의 책인 것이다.


EBS 세계테마기행을 통해 처음 접한 뒤 그의 책 작품을 follow 하기 시작했다. 일본 니콘 “세계의 사진가 20인" 등의 멋진 타이틀 때문이 아니다. 그의 사진이 특별히 예쁘고 알록달록해서가 아니다. 어떤 사진은 그 사진을 찍은 배경을 알지 못하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사진도 있다. 하지만, 그의 사진은 일관성이 있다. 사진을 보는 내내 “궁금해"진다. 


Leica M10, Voigtlander Nokton 40mm F/1.2


나 또한, 내 사진에 철학이 있다. “아름다운 순간을 담자.” “아름다운 색을 담자" 등 내 사진에는 가능하면 일관된 철학을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내 사진을 보는 독자가 비슷한 느낌을 가져야 할 텐데, 아직 그 면에서는 부족하다. 종종 그저 예쁜 사진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 또한, 블로그 공간을 통해 “사진을 잘 찍는 법" 등에 관한 글을 수차례 남긴 바 있다. 그런데, 내 글을 읽어보면 사진을 기술적으로 잘 찍는 법에 관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정말 좋은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정말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테크닉은 전달할 수 있겠지만 정작 중요한 내용을 전달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Leica M10, Voigtlander Nokton 40mm F/1.2

그의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 사진과 구별되는 단 한 장의 사진 찍는 법" 이란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김홍희 작가의 책을 읽고 이런 사진을 찍게 될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자질이 있는 사람이라면, 김홍희 작가의 책을 통해 영감을 받고 좀 더 빨리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셔터가 끊어지는 순간"은 늘 셀렘이 있다. 디지털이든 아날로그 필름 사진기든 셔터가 끊어지는 순간은 마법과 같은 순간이다. 이 순간을 즐길 줄 아는 당신이라면 김홍희 작가의 책에서 마법의 순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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