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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Jun 29. 2019

인물 사진 잘 찍고 싶다...

Portrait - 사진 에세이 

벌써 십 년 전도 더 지난 이야기이다. 사진을 적극적으로 배울 무렵, 늘 가족사진을 찍고 풍경사진도 찍고 있었지만, 가족이 아닌 그러니까 낯선 사람을 찍었을 때 인물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사진을 찍고 싶었다. Portrait 사진은 자연스럽게 찍기 쉽지 않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무언가 쉽게 인물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Know-how 라도 있는 것처럼 이런 방법을 적극 검색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온라인 포럼에서 알던 지인이 모델 촬영회에 가면 인물 사진을 잘 찍는 know-how를 배울 수도 있고 쉽게 연습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Professional 모델을 섭외하기 때문에 사진을 못 찍어도 예쁘게 나온다고 하는 것이다. 나는 그에게 혹 모델 촬영회에서 사진을 찍은 예시가 있는지 물었다.


20여 명 남짓되는 남자들이 대부분 거대한 망원렌즈를 들고 한 모델을 둘러싸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가 찍은 모델 사진도 같이 보았다. 그리고 그가 한마디 더했다.


역시 사진은 90%가 모델 빨이지.

나는 모델 촬영회에서 내가 원하는 해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때부터 다시 나의 뮤즈 아들 사진에 집중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사진 촬영 서비스를 하게 되었고 나는 제대로 인물사진을 찍고 싶어 일반인 모델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닥치는 대로 시간당 수업료를 지불하고 인물 사진 연습을 시작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서로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 자연스러운 표정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을까? 그래도 내가 의뢰인에게 사진 촬영 서비스로 전달하는 사진의 Quality를 높이고 싶은 욕심에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모델을 만나면 찍으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치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그러다 종종 포즈를 취한 뒤 다음 포즈를 취하기 전 사이의 순간을 담기 시작했다.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 일반인 모델 더라이프 인물 촬영 Project 중 

오히려 포즈를 취하고 있을 때의 사진보다, 동작과 동작 사이의 순간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무척 자연스러운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이런 기법(?)을 내가 의뢰인 촬영을 할 때도 활용하기 시작했다. 처음 몇 장은 포즈를 부탁하고 중간에 이야기를 나누다 또 다른 포즈를 부탁한다. 그리고 한 동작과 다음 동작 사이에 내가 원하는 샷을 얻기 시작했다.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 일반인 모델 더라이프 인물 촬영 Project 중
사진은 모델 빨? 

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보고 예쁘다고 느끼는 사진은 그걸로 그만이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혹은 흥미로운 인물 사진은 오랫동안 잔상이 남는다. 혹은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다. 모델이 누구든 관계없다. 심지어 일반적인 관점에서 잘생기지 않은 사람도 아름답게 담을 수 있는 순간이 있다. 바로 이 순간을 담는 사람이 Portrait Photography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다.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 일반인 모델 더라이프 인물 촬영 Project 중

물론, 나 또한 아직도 연습하고 배우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인물 촬영을 잘하고 싶다면, 모델 촬영회에서는 그 해답을 구할 수 없다는 정도는 잘 이해하고 있다. 내가 모르는 낯선 사람은 모델 촬영회의 모델처럼 자연스러운 표정/포즈를 취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포즈를 Photographer 가 이끌어 내거나, 이런 순간을 포착하는 안목을 키우려면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촬영을 하기 전에 사전에 동선 및 배경을 고려하고, 빛을 고민하고 더 나아가 모델에게 내가 원하는 표정 느낌을 이끌어 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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