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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May 25. 2018

라이카 CL과 Leica M7 필름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디지털과 필름사진으로 행복 만들기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은 두 부류가 있다. 사진을 찍는 행위가 좋아서 찍고 그 뒤에 찍은 사진은 그다지 보지 않는 사람. 그리고 사진 자체가 좋아, 마치 보물을 다루듯 사진을 찍은 뒤에서 분류하고 앨범에 넣고 (디지털이든 프린트해서 아날로그로 보든) 매일 그 사진을 다시 보는 사람. 물론 어떤 쪽이든 좋아서 하는데, 정답은 없다. 


나는 후자에 해당한다. 덕분에, 사진기를 잠시도 놓을 수 없어 늘 어깨가 고생이다. 때로 무거운 조합으로 며칠 연속 들고 다니면 어깨에 멍이들 기도 한다. 그럼 다시 가벼운 조합으로 바꾸고 또다시 이러길 반복한다. 이런 나에게 라이카 CL 은 신의 한수이다. 디지털 기기로 Leica M10 을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Leica M10 과 Leica M7 두 개를 늘 들고 다녔는데, (때로 동영상이 필요하면 가방 하나를 더 들고 Leica Q까지 넣고) 이렇게 다니면 진심 무겁다. 


라이카 M10 + Leica M7 + ONA 가죽 가방 = 진심 무겁다 

라이카 CL 은 M 렌즈를 마운트 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리고 결과물 또한, Leica M10 과 상당히 비슷하다. 이 때문에 라이카 CL과 Leica M7 을 같이 갖고 집을 나서는 횟수가 늘었다. 작은 차이지만 어깨가 한결 편안하다. 필름과 디지털 사진을 동시에 찍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때로는 필름으로 수채화 같은 색감을 만들고 싶어서이다. 


Leica M7 Summilux-M 1:1.4/35 fle | Kodak Portra 160 (코닥 포트라 160 필름)
필름으로 바라본 소소한 일상 그리고 추억 



Leica M7 Summilux-M 1:1.4/35 fle | Kodak Portra 160 (코닥 포트라 160 필름) 


물론, 같은 상황에서 디지털 사진을 찍어도 좋지만, 이럴 땐 약간 필름 입자의 느낌이 있고, 코닥 포트라 등 필름에서 나오는 고유한 색감의 힘을 빌면 더욱 아름다운 일상을 표현할 수 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머리에서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서 평범한 일상도 평생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이 될 수도 있고, 그냥 매일 스치고 지나가는 별 것 아닌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사진을 찍으면서 이런 소소한 일상이 특별해지는 경험을 종종하게 된다. 아마도 어떻게 이 아름다운 빛을 더욱 아름답게 담을 수 있을까? 또 사진에서는 어떤 색으로 표현될까? 내가 의도하는 사진의 결과는 어떤 모습일까? 등등 수십 가지 수백 가지 생각을 하며 순간순간의 장면을 바라보면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다.



Leica M10, Summilux-M 1:1.4/35 asph


디지털 사진은 깨끗한 느낌이 강조된다. 커피 한 잔 하며 책을 볼 때,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남긴다. 매번 찍는 커피 사진이지만, 찍을 때마다 조금씩 다른 추억이 담긴다. 단 한순간도 동일한 생각을 하며 살지 않기 때문에, 같은 사물을 찍은 사진도 당시의 느낌 때문에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Leica M10, Summilux-M 1:1.4/35 asph
디지털 사진의 가장 큰 장점은 ISO를 변경해서 찍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필름사진을 찍기 이전에는 가변 ISO 의 고마움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ISO 160 감도의 필름을 넣으면 광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 또한, 특정 색이 도드라진 조명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없다. (라이카 M7 필름 카메라는 화이트 밸런스를 조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마음 편하게 디지털 사진을 찍는다! 과거 당연시 생각했던 기능에 새삼 감사하게 된다.



Leica M10 Summilux-M 1:1.4/50 asph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는 Google Photo 에 올린 사진을 스크롤하며 본다. 타인에게는 소소한 큰 의미 없는 사진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아름다운 매 순간을 다시 체험할 수 있는 시간 여행의 도구이다. 한 장 한 장 사진을 넘기며 눈을 지그시 감는다. 어제, 한 달 전, 일 년 전, 십 년 전의 추억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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