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lan Kim Jul 21. 2019

노출계도 없는 오래된 필름카메라

니콘 S3 (Nikon S3)

얼마 전 지인에게 오래된 니콘 필름카메라 및 롤라이 필름카메라를 빌렸다. 니콘 필름카메라는 이미 Nikon FM2 를 통해서 익숙하기 때문에 그런지 더욱 기대되었다. 나는 이미 라이카 필름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니콘 필름카메라를 처음 사용할 때 결과에 대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내심 라이카보다 사진의 질이 떨어지겠거니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첫 롤을 찍고 현상한 뒤 내 생각은 바뀌었다. 라이카와 다른 느낌의 훌륭한 사진이 찍힌 것이다. 


이 경험 때문에 니콘의 RF 카메라인 Nikon S3를 빌렸을 때 무척 흥분되었다. 기존에 내가 사용하던 니콘 필름카메라는 SLR 방식이었기 때문에, RF 방식인 S3의 사용경험은 어떨지 궁금했고, 라이카가 RF방식이기 때문에 1:1 비교가 되어 더욱 기대되었다.


라이카 CL, Summilux-M 1:1.4/35 FLE

드디어 첫 롤을 로딩하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니콘 S3 는 라이카 MP 와 사이즈가 비슷하다. 무게도 살짝 가벼운 느낌이다. 물론, 견고하게 제작되어 믿음직스럽다. 그런데 한 가지 불편한 점은 내장 노출계가 없다는 점이다. 물론, 100% 기계식이기 때문에, 건전지를 넣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무척 장점이다. 하지만, 뇌출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사진을 찍을 때마다 노출을 따로 측정해야 한다.


외장 노출계가 귀찮다면 Sunny 16 rule을 활용해도 된다. 필름이 노출관용도가 무척 좋기 때문에, 두 스탑 남짓 노출에 실패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


Sunny 16 rule 은 필름카메라에서 외장 노출계 없이 노출을 암기해서 사진을 찍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가 좋은 날 ISO 100 감도의 필름을 로딩했다면, F/16에 1/125(1/ISO X)이라 원래는 1/100이지만, 보통 필름카메라에는 1/100이 없고 제일 근소한 오차로 1/125가 이에 해당한다.) 살짝 해가 구름에 가렸다면 F/11 조금 구름이 있다면 F/8 많이 어두운 날씨라면 F/5.6으로 계산하면 된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해가 있는 외부에 해당하고 실내에 복합 광원이 있을 때면 Sunny 16 rule 도 거의 의미가 없다. 


라이카 CL, Summilux-M 1:1.4/35 FLE

덕분에, 이렇게 외장 노출계와 함께 사진을 찍게 되었다. 한 장 한 장 찍을 때마다 외장 노출계로 노출을 측정하니, 사진을 찍는 속도가 무척 느리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노출에 대한 감이 점점 더 생기는 느낌이다. 이런 노출에 대한 감은 내장 노출계가 있는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더라도 무척 중요하다. 적정 노출 혹은 역광에서 노출 오버를 맞추기 위해 내장 노출 미터를 바라보지 않고도 대략 처음 시작점을 맞출 수 있으면 빨리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카 CL, Summilux-M 1:1.4/35 FLE

결과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36장을 단숨에 찍었다. 과거 종군기자들이 사용했다던 S3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좀 더 빠른 AF 카메라, 다양한 편의 기능을 자랑하는 최근 카메라에 비해 단순한 노출계조차 없는 구식 카메라가 왜 더 정이 가는지 모르겠다. 눈으로 보고, Compose 하고 찍고, 이런 단순한 과정이 참 좋다. 

작가의 이전글 린다 매카트니의 니콘 필름카메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