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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Jul 26. 2019

라이카 카메라에 대한 궁금증

Leica Camera

누군가에게는 꿈의 카메라. 누군가에게는 영감의 도구가 되어 멋진 사진을 만들어 주는 라이카 카메라. 이에 대한 잘못된 루머도 많고 환상도 있어 라이카를 구매할 때 정보를 찾다 보면 혼란스럽기도 하다. 어떤 이야기가 맞는 것일까? 물론 직접 일주일 이상 사용해보면 좋겠지만, 대부분 카메라를 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이 글로나마 라이카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사용자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얼마 전 만난 세계적인 포토그래퍼 닉 우트 작가의 이야기이다. 종군기자가 되었을 때 라이카를 선택한 이유는 "예뻐서"라는 이야기로 그의 사진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닉 우트 작가는 "네이팜 소녀(Naplam girl)"로 잘 알려진 작가이며, 이 사진 한 장 때문에 퓰리처 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베트남 전쟁을 빨리 끝내게 된 계기도 된 장본인이기도 하다. 



닉 우트 작가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다음 링크에 좀 더 자세히 소개해 보았다.



카메라가 예뻐서

농담처럼 말한 닉 우트 작가처럼 내가 라이카를 탐내게 된 것도 카메라 디자인이 예뻐서였다. 지금도 10년 전에 예쁜 카메라를 보고 갖고 싶어 가격을 알아보고 엄청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내가 라이카를 갖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캐논에서 후지로, 후지에서 이종교배로 수동 렌즈를 오랫동안 사용하며 라이카를 구매할 꿈을 키우면서 틈틈이 매장에 가서 라이카 M 카메라 및 렌즈를 만저보고 내 SD 카드를 꽃아 보고 사진을 찍어 보았던 것 같다. 


그런데, 라이카는 단순히 예쁜 카메라가 아니다. 라이카는 사진가에게 사진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에 충실하도록 만들어주는 훌륭한 도구이다. 사진은 "셔터스피드", "조리개", "ISO", "측광", "노출" 등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조합해 빛을 가장 아름답게 해석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다. 물론, 그림을 그리듯, 현실의 단면을 사진기의 파인더 안 프레임에 가두는 예술이기도 하다. 




찰나의 순간을 기록 나아가 예술로 바꾸는 과정 

이뿐 아니라 사진은 찰나의 순간을 담는 도구이다. 같은 장소라도 빛이 오는 방향에 따라서 지나가는 사람들, 소품에 따라서 계속 바뀐다. 이런 상황을 보고 가장 아름다운 순간 혹은 사진가가 기록하고 싶은 순간을 담는 것이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초당 빠르게 연사 기능이 있고, 동체추척, 눈동자 인식, 사람 얼굴 인식, 멀티 포인트 초점 등 다양한 기능이 있는 현대적인 카메라보다, 아무런 기능이 없는 수동 카메라인 라이카 M 을 사용했을 때 사진의 기본에 충실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Leica M10, Summilux-M 1:1.4/50 asph 

내가 찾은 해답은 라이카가 "사진사가 사진을 찍도록 만들어주는 영감의 도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바꿔 말하면 기계가 사진을 찍거나, 어쩌다 "얻어걸린" 사진이 아닌. 한 장을 찍든 100장을 찍든 내가 머릿속에 그린 그런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연장이란 뜻이다.


누군가는 가성비 떨어지는 카메라라고 폄하하는 사람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막연한 동경인 카메라인 라이카는 이제 나에게는 수족처럼 편안한 카메라가 되었다. 


라이카의 진정한 가치는 사진가에 영감을 제공해주는 도구 역할 이외에도 뛰어난 렌즈에 있다고 생각한다. 타사의 카메라도 프리미엄 렌즈가 있다. 하지만, 라이카는 작은 렌즈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화질을 제공해 준다. "선명한 이미지", "맑은 느낌", "살아있는 색감", "투명함", "샤프하지만, 부드러운 느낌" 등은 내가 라이카 렌즈를 이용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다. 반면 타사 렌즈에서는 이런 느낌을 모두 느낀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신기한 건 라이카 렌즈를 후지 등 타사 Mirrorless 카메라에 이종교배를 해 보아도 라이카 M + 라이카 렌즈의 조합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라이카 렌즈를 최적화해주는 건 Leica M 카메라라는 뜻이다. 



라이카는 가격 장벽이 높다. 그런데, 다른 디지털카메라와 달리 오래된 카메라도 라이카의 경험 및 개성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렌즈의 경우 50년이 넘은 렌즈도 상당히 매력 있다. 이 때문에, 디지털 라이카를 시작해 보고 싶다면, 300만 원 전후의 예산으로도 시작해 볼 수 있다. 


모쪼록 라이카에 대한 로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잘못된 루머에 기대기보다는 직접 매장에 가서 만져보고 체험해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믿을 수 있는 매장에서 구매한다면 오래된 중고 라이카도 선택지에 넣어두면 좋을 것 같다. 


라이카 사진은 무엇이 특별한가에 대한 이야기는 네이버 블로그에 이어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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