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사람, 인물사진을 멋지게 담고 싶다.
라이카 Photography
사진을 찍다 보면, 내 주변 (주로 가족) 사람을 담을 기회가 생긴다. 그런데, 가족사진을 찍더라도 포즈를 부탁하고 찍으면 어딘가 아쉽다. 아무리 가족 이더라도 포즈를 억지로 부탁하면 자연스러운 사진과 거리가 먼 결과가 나온다. 반면, 가족들이 무언가 즐기고 있는 모습을 뒤에서 담으면 무척 자연스러운 모습이 담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여기에는 Photographer 로서 생각할 거리가 많이 담겨있다.
가족이 아닌 낯선 사람 사진을 찍을 땐 어떤 일이 벌어질까? 포즈를 취해도 어색하고, 포즈를 부탁하지 않고 찍기도 어색하다. 낯선 사람들끼리 만났는데, 무언가 다른 행동을 하는 것도 어색하기 때문이다. 취미로 사진을 찍더라도 욕심이 생길진대, 기업 고객 사진을 찍기 시작한 나는 욕심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사진을 얻지 못하면 사진의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쯤 내 개인 모델을 구해서 인물사진을 찍기로 했다. 모델 촬영회 등에 나가면 한 명의 모델과 적어도 10명 이상의 사람이 사진을 찍는데, 전문 모델이 예쁜 포즈를 자연스럽게 취해 주는 것도 문제이지만(일반인은 이런 포즈가 절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내 차례를 기다려 촬영을 하는 것 또한 문제였다. 이렇게 시작된 개인 모델 촬영 Project 가 어느덧 수년 되었다.
Leica Q어느덧 찬바람이 부는 몇 년 전 겨울 대학 신입생인 그녀를 만난 것이 나의 첫 개인 모델 촬영이었다. 블로그를 통해 모델을 모집했고, 모집자 중 가장 느낌이 좋은 모델을 만났다. 첫 만남이 얼마나 어색하던지.. 흰머리가 난 아저씨와, 이제 대학에 들어간 내 조카 같은 모델과의 만남은 누가 봐도 어색한 그림(?)이었다. 하지만, 나는 생계(?)를 위해 인물사진을 잘 찍어야 하는 미션이 있었고, 그녀도 아마추어 모델로 무언가 작품을 남겨 보려고 하는 의지가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어색함에 나는 전혀 촬영을 리드하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모델이 여러 가지 표정을 보여주면서 나는 그냥 말도 못 한 채 셔터만 누르기 시작했다. 너무 딱딱한 느낌이 들어 내가 썰렁한 농담을 던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빵 터지는 모델의 표정을 사진으로 담았다. 아마 이날 찍은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인 것 같다.
Leica M typ246, Summilux-M 1:1.4/35 FLE | B+W Yellow Filter 어느덧 시간이 흘러, 이제 나도 관록(?)이 생겼다. 처음 만난 모델 혹은 고객에게 자연스운 표정이 나오도록 하는 Know-how 도 생기고, 그간 사진 촬영 Know-how 도 조금 늘었다. 이제 기업고객을 촬영할 때 자신감 있게 촬영할 수 있게 되었고, 상당히 좋은 반응도 얻고 있다. 모델들도 단순히 개인 촬영을 넘어, 고객사의 제품을 홍보하는 목적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디지털뿐 아니라 필름 작업, 중형 필름 등 다양한 작업을 하게 되면서 인물 촬영에 열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Leica M typ246, Summilux-M 1:1.4/35 FLE | B+W Yellow Filter가끔 인물사진 잘 찍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연습이라는 명목으로 단체 촬영회에 가서 전문 모델을 담는다. 자신의 컨셉도 없고, 모델을 리드해서 자신에 생각하는 컨셉을 찍어본 적도 없다. 누군가 기획한 포즈에 그냥 셔터만 연사로 찍은 것이 전부이다.
처음 만난 사람끼리의 긴장감, 어색함, 그리고 떨림. 나만의 컨셉을 모델에게 전달하며 사진을 만들어 가야 하는 강박감. 이런 과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면, 심지어 가족사진도 예쁘게 담기 어려울 것이다. 하물며 처음 만난 사람을 멋지게 사진으로 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만일 진정 인물사진을 멋지게 찍고 싶다면, 오늘부터 처음 만난 사람을 만나서 어떤 포즈의/컨셉의 사진을 찍을 것인지 고민하고 실행해 옮겨보자. 당장 직장 동료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처음 만난 일반인 모델 자연스럽게 촬영하는 방법에 대한 팁은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을 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