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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Jul 20. 2018

라이카 필름카메라 Leica M7 으로 흑백 필름사진을

거친 야생마 같은 흑백 필름사진의 매력에 빠지다...

"라이카" (Leica)는 이름만으로도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나 또한, 이런 마력에 취해 몇 년간 라이카 꿈을 꾸고 결국 그 꿈을 이루게 되었지만, 여전히 라이카라는 이름을 부르거나, 내 카메라를 물끄러미 바라보면 심장이 두근거린다. 이런 열정이 정말 좋다.


처음 라이카 디지털카메라 Leica M10 을 구매한 뒤로 다시 한번 사진 생활에 큰 변환점이 생겼다. 바로  라이카 필름 카메라인 Leica M7 을 구매한 것이 그 이벤트이다. 필름사진은 사회 초년생 때,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 본것이 전부였던 나는 사실상 사진을 디지털로 배웠다. 그런데, 라이카를 알게 된 계기 자체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나, Life 매거진 등 필름으로 작품을 만들던 대가들의 사진을 보고 알게 되었기 때문에, 라이카야말로 꼭 필름 사진을 찍어 보고 싶은 것이 내 로망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한 필름을 사용하면서 신세계가 열렸다.




흑백 필름 사진?

흑백사진은 디지털로 찍고(컬러사진) 흑백 변환해본 것이 전부인 나에게 흑백의 "계조 표현" 은 먼 나리 이야기였다. 사진 공부를 하며 책에서 계조가 풍부한 사진이라고 이야기해봐야, 뭔애긴지 잘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자꾸만 같은 사진을 보고 또 보니, 무언가 진한 흑백의 느낌에서 빛과 그림자가 조화를 이루는 느낌을 받게 되고 어느 순간 흑과 백 사이의 수많은 농도의 회색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드디어 흑백사진의 묘미를 알게 되었다!



Leica M7, Summilux-M 1:1.4/35 FLE | Fujifilm ACROS 100 film 


예전 같았으면 어두운 그림자 영역을 (암부)를 조금 살려보려고 했을 텐데, 흑백사진은 오히려 이런 영역이 흑백사진의 묘미를 살려주는 요소가 된다. 그림자부터 밝은 영역까지 수많은 회색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풍부한 계조 표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Leica M7, Summilux-M 1:1.4/35 FLE | Fujifilm ACROS 100 film


아크로스 흑백 필름은 감도 100의 고운 입자를 갖고 있는 필름이다. 큰 화면으로 확대하면 굉장히 고운 입자(Grain)를 느낄 수 있는데, 이런 입자의 느낌 또한, 필름 사진의 재미 요소이다. 필름의 종류와 ISO 감도에 따라 입자의 느낌은 모두 상이하다. 어떤 필름은 조금 거친 느낌이 강하고 또 어떤 필름은 매우 부드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Leica M7, Summilux-M 1:1.4/35 FLE | Fujifilm ACROS 100 film



Leica M7, Summilux-M 1:1.4/35 FLE | Fujifilm ACROS 100 film | B+W 슈나이더 Red filter 

흑백 필름에 광학 레드 필터를 마운트 하면, 또 다른 흑백사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그냥 보는 하늘보다 레드 필터 때문에, 대비가 강해진 구름을 보면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든다. 




ILFORD HP5 400


필름카메라의 재미는 필름을 바꾸면 마치 다른 카메라를 구매한 것처럼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필름 제조사별로 약간씩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제조사의 다른 필름뿐 아니라 다른 제조사의 필름을 사용할 때도 개성이 다른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덕분에, 새로운 필름을 사용할 때마다 마치 새로운 카메라를 구매한 것 같은 착각마저 들기도 한다. 


일포드 HP5 흑백 필름은 Kodak Tri-X400 필름과 유사한 콘트라스트를 갖고 있으면서 조금 덜 거친 느낌이 든다. 반면 Kodak Tri-X 400 필름은 약간 거친 느낌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Leica M7, Summicron-M 1:2/35 ASPH | ILFORD-HP5 400


부드러운 느낌의 흑백 덕분에 인물 사진에 활용해도 좋다.



Leica M7, Summilux-M 1:1.4/35 FLE | Fujifilm ACROS 100 film
Leica M7, Summicron-M 1:2/35 ASPH | ILFORD-HP5 400




Kodak Tri-X 400 (TX400) 

코닥 필름은 컬러든 흑백이든 실패하기 어렵다. 그중 트라이엑스 필름은 진한 콘트라스트와 조금 거친 느낌이 특징이다. 특히 레드 필터를 연결하면 더욱 진하고 강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Leica M7, Summilux-M 1:1.4/50 ASPH | Kodak Tri-X 400 film | B+W 슈나이더 Red filter




Leica M7, Summilux-M 1:1.4/50 ASPH | Kodak Tri-X 400 film | B+W 슈나이더 Red filter





Leica M7, Summilux-M 1:1.4/50 ASPH | Kodak Tri-X 400 film | B+W 슈나이더 Red filter




Leica M7, Summilux-M 1:1.4/50 ASPH | Kodak Tri-X 400 film | B+W 슈나이더 Red filter

심도 표현과 함께, 거친 입자감을 느낄 수 있는 사진 덕분에 사실 별것 아닌 화장실의 옷/가방 걸이도 매력적인 피사체로 혹은 감성적인 피사체로 변신했다. 컬러사진으로 찍을 땐, 화장실 조명이 오히려 방해가 되었을 텐데, 이 경우는 오히려 조명이 사진의 감성에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Kodak TMAX400 

TMAX400 은 흑백의 대중적인 필름과도 같다. 역시 진한 편이지만, Tri-x에 비해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Leica M7, Summicron-M 1:2/35 ASPH | Kodak TMAX400 

내가 애정 하는 Brompton 자전거와 오후의 빛이 TMAX 덕분에 부드럽게 표현되었다. 


Leica M7, Summicron-M 1:2/35 ASPH | Kodak TMAX400

마치 어릴 때 역사 교과서에서 보았을 법한 사진이다. 성인이 되니, 이런 이야기가 깃든 사물이 좋다. (학창 시절에 싫었던 것들이 하나 둘 좋아진다.)



Kentmere 400

켄트미어 400 필름은 아마 위에 소개한 필름 중 가장 부드러운 느낌이 강한 필름일 것 같다. 그리고 색감 또한, 진한 흑백보다는 약간 그린색이 느껴지는 수준의 흑백이다. 이 때문에, 인물사진을 즐겨 찍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거친/콘트라스트가 강한 흑백 사진이 좋다. 



Leica M7, Summilux-M 1:1.4/50 ASPH | Kentmere 400

라이카 필름 카메라를 처음 구매해서 찍은 흑백 사진이라, 필름 사진에 적응하지 못해 노출에 대부분 실패한 사진이지만, 참고용으로 소개해본다.



Leica M7, Summilux-M 1:1.4/50 ASPH | Kentmere 400




Leica M7, Summilux-M 1:1.4/50 ASPH | Kentmere 400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한 흑백 필름 사진은 디지털로 찍고 흑백으로 컨버전한 사진과는 완전히 다르다. 깔끔하고 선명한 디지털 사진과 달리 거친 느낌의 아날로그 필름 흑백사진은 그 자체만으로 생동감이 느껴진다. 


어둠과, 빛을 잘 포착하면 희열까지 느낄 수 있는 흑백 필름 사진의 매력에 함께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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