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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Aug 07. 2018

또 다른 Leica M, Monochrom typ246

"Leica M"은 라이카의 플래그쉽(Flagship) 카메라이다. 그런데, 디지털 기기이면서 흑백만 찍을 수 있는 "Leica M" Body가 있다. 보통 디지털 기기는 컬러로 찍고, JPG로 흑백 변환해서 사용할 수 있는데, RAW 파일부터 컬러 정보가 없는 흑백 카메라라니?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Leica M10을 사용하면서 흑백 전용 카메라인 Leica M Monochrom 에 대한 꿈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러던 중, Leica M7 필름 카메라를 구매하게 되었다. 사실 흑백사진은 필름 사진이 진짜라는 생각으로 한동안 Leica M Monochrom 생각을 잊을 수 있었다. 그리고, 흑백 필름 사진과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모양이다. 필름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진한 흑백과, 고운 필름의 입자감을 느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ISO 400이라는 한계는 여전히 극복하기 어려웠다. 어쩌다 ISO 100 필름을 로딩하기라도 하면, 실내에서는 거의 찍기 어렵고 밤에는 삼각대 없이는 사진 찍기 불가능 상태가 된다. 



Leica M7, Summilux-M 1:1.4/35 FLE | Fujifilm ACROS 100 필름 



어두운 실내에서 사진을 찍으면 광량이 부족해 강제로 최대 개방 사진밖에 찍을 수 없었고, 조금 조여서 배경까지 찍고 싶다면, 다시 같이 갖고 있는 디지털카메라로 찍고 흑백 변환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무렵, 다시 스멀스멀 Leica M Monochrom 생각나기 시작했다.



라이카 모노크롬 by Leica Q

드디어 라이카 모노크롬을 만나게 되었다. 사실 모노크롬은 만나고 싶다고 바로 만날 수도 없었다. 워낙 소량 생산되었고 흑백사진을 즐기는 사람들로 인해 재고를 갖고 있는 샵을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라이카 모노크롬은 ISO에서 자유롭게 흑백사진을 찍고 싶은 내 욕망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Leica M Monochrom, Summilux-M 1:1.4/35 FLE


소원대로 어두운 실내 카페에서 빛과 그림자를 담아 보았다. 마치 흑과 백 사이에 무수한 회색이 보이는 듯했다. (흔히 계조가 풍부하다고 표현) 대만족이다. 



Leica M Monochrom, Summilux-M 1:1.4/35 FLE




Leica M Monochrom, Summilux-M 1:1.4/50 ASPH




Leica M Monochrom, Summilux-M 1:1.4/50 ASPH

라이카 M 모노크롬이 내 품에 들어온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Leica M10 대신 대부분 시간을 라이카 M 모노크롬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흑백사진은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어떤 사람은 화이트 밸런스를 잡기 어려운 컬러사진이나, 망친 컬러사진은 흑백으로 변환해서 조금이라도 살려본다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흑백사진은 망친 컬러사진을 살리는 용도가 아니다. 예쁜 흑백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빛과 그림자를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피사체를 찍어야 한다. 컬러사진의 경우 다양한 컬러로 사진을 표현하지만, 흑백의 경우 흑과 백 그리고 그 사이의 회색으로 사진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불리한 조건이다. 


흑백 필름을 로딩하고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36장을 찍을 때 세상을 흑백으로 바라보게 된다. 즉 어울리는 피사체를 찾게 마련이다. Leica M Monochrom 도 다르지 않다.



Leica M Monochrom, Summilux-M 1:1.4/50 ASPH


과거에 하나라고 갖고 싶었던 꿈의 Leica M 카메라가 이제 3개가 되었다. Leica M10, Leica M7 그리고 Leica M Monochrom (typ 246) 그리고, 내 욕심 덕분에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지만, 마음은 내가 찍고 싶은 사진으로 행복이 가득하다.


강하지만 동시에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흑백사진과 더욱 깊은 사랑에 빠지다.


* Leica M246 로 찍은 동영상은 다음 링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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