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lan Kim Jul 13. 2020

블로그 최적화가 뭔가요?

현실적인 디지털 마케팅 두 번째 이야기 

2010년 미국에서 사업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미국에 있던 소프트웨어 회사의 한국 지사장 감투(?)도 쓰고 귀국해서 그런지 든든하다. 여전히 사업은 사업이지만, 고정 고객에게 매달 월급처럼 베이스 수수료를 받으니 다시 직장인이 된 셈이다. 물론, 베이스가 워낙 작아 세일즈 수수료 없이는 배고픈 신세지만 말이다. 


한동안 미국에서 마케팅 및 영업을 하다가 한국으로 들어오니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 무엇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그래서, 마케팅 에이전시와 자문 계약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 자문회사가 몇 개월이 흘러도 제대로 된 마케팅 계획보다는 문서 작성에 목숨을 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즉 특별한 성과도 없는데, 의미 없는 이벤트, 미팅을 계속 만들고 문서 작성만 어마어마하게 해서 보고서를 나에게 주는 것이다. 물론 보고서도 별 내용은 없다. 


마케팅 회사에게 국내 영업 방법/마케팅 방법을 물어봐도 본인들만 믿으라는 말만 한다. 그리고 종종 광고 예산을 더욱 투자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이미 미국에서 Google 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 기법을 활용해 고객을 내게 다가서도록 만들어 보았기 때문에, 마케팅 업체에게 한국에서는 SEO 기법을 사용할 수 없냐고 물었다. 그러자, 한국에는 그런 기법은 없고 고객이 스스로 나를 찾아오도록 하는 방법은 유료 광고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한국과 미국 시장은 다르지만, 사람의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다. 판매자와 소비자의 마음은 전 세계가 비슷하다. 나에게 다가서는 사람은 의심하거나 경계하게 마련이지만, 내가 찾은 정보를 기반으로 내가 업체를 연락하게 되면 먼저 신뢰하고 다가선다. 난 이런 방법을 희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에는 Google 은 큰 의미가 없으며 NAVER를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네이버에서 파워 블로거가 되지 않으면 사람들이 방문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파워 블로거가 되려면 사람들이 관심 있는 소재의 콘텐츠를 운영해야 한다. 여행/먹방/TV, 영화 소개 등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소재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내가 운영하는 회사의 콘텐츠 즉, 소프트웨어 분야로는 파워 블로거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결국 나는 외부 마케팅 자문 업체를 정리하고 내가 직접 마케팅을 시작해 보기로 했다. 파워블로거가 될 필요도 없다. 내가 필요한 고객이 검색했을 때 나를 찾을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약 2.5년 정도 시간이 흘렀다. 블로그를 시작했다가 다양한 실험을 하고 또다시 리셋하고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했다. 약 4번 정도 리셋하기를 반복한 순간, 어느 날 내가 의도한 대로 내 블로그가 상위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물론, Google SEO 와는 조금 다르긴 했지만 네이버에서도 상위 노출 즉, SEO 기법을 활용해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내 블로그가 검색 결과 일면에 노출되기 시작하면서 전국에서 내가 판매하는 미국 회사의 소프트웨어 제품에 대한 문의가 시작되었다. 외부 마케팅 에이전시도 하지 못한 일을 내가 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한국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검색어 상위 노출을 블로그 최적화라고 부른다. 네이버에서는 SEO 기법을 사용해서 블로그만 상위 노출이 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 파워 블로거 제도는 없지만, 지금은 종종 네이버 메인에 내 글이 노출되기도 한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흘러 소프트웨어 회사가 안정적이 되자 한국에서도 마케팅 회사를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마케팅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작은 일인기업부터 500인 사이즈의 꽤 규모 있는 중소기업까지 블로그 최적화 교육부터, 온라인 마케팅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Know-how에 대한 실무 자문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금 나는 더 이상 블로그 최적화를 강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건 기본적으로 당연히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회사는 블로그 최적화만 되면 마치 당장이라도 매출이 크게 늘 것처럼 홍보한다. 하지만, 현실은 일면에 노출된다고 사람들이 당신의 제품 서비스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꼼수의 나라

한국은 꼼수에 능하다. 소프트웨어 자격증 중 Oracle Database 자격증이라든지 Microsoft 자격증이라든지 실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테스트를 통해 풀고 문제 해결 능력이 있으면 전문가 자격증을 부여하는 기관이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는 이 자격증을 갖고 있는 엔지니어를 신뢰하고 바로 실무에 투여한다. 하지만, 유독 한국 엔지니어만큼은 믿기 어렵다고 한다.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경우를 종종 본다고 한다. 왜 그럴까?


그 해답은 바로 "꼼수"를 양성하는 학원이 있기 때문이다. 학원에서는 이런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필요한 스킬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과거 기출문제를 족보 삼아 어떤 문제가 출시될 터이니 암기해서 어떻게 한 번에 시험에 통과할 수 있는지 꼼수를 알려준다.


한국의 마케팅도 크게 다르지 않다. 블로그 최적화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 에이전시를 보면 대부분 꼼수로 최적화 작업을 한다. 불법으로 매입/임대한 블로그 ID와,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마치 실제 사용자가 유입된 것처럼 속이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새로 개설한 블로그의 최적화를 쉽게 달성하고 또 이미 꼼수로 최적화 작업을 마친 블로그를 고가에 임대해 주기도 한다.


이런 방법으로 최적화 기간을 단축해서 성과를 보는 것 같지만 결국 종종 고객이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네이버에서 검색 알고리즘을 개선하면 꼼수로 최적화를 만든 블로그가 낙엽처럼 떨어지는 것이다. 고객은 어디다 하소연할 방법도 없고 고가로 매입/임대한 블로그를 버려야 한다.




마케팅 에이전시들이 꼼수로 쉽게 이윤을 취하고 동시에 다수를 겁주기 위해서 블로그 최적화에 대한 다양한 루머를 만들기 시작했다.


* 포스팅을 작성한 뒤 수정하면 좋지 않다.

* 일일 1포 스팅을 해야 한다.

* 실검에 등장한 키워드를 이용한 포스팅을 작성해야 한다.

* 이웃/서로 이웃을 많이 맺어야 한다.

* 댓글을 많이 남기고 다녀야 유리하다


등 루머는 끝이 없다.


물론 내 입장에서는 고맙기도 하다. 이렇게 해서 피해를 입은 다양한 고객들이 나를 찾게 된다. 그리고, 처음부터 스킬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 감동하고, 또 몇 개월 뒤 최적화의 결과를 직접 경험하면 정말 행복해한다. 


블로그 최적화는 내가 유료로 자문하는 항목이라, 이 공간을 통해 다 밝힐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오해에 대해서는 소개해 볼까 한다.


- 다음 글에서...

작가의 이전글 현실적인 디지털 마케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