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lan Kim Jul 16. 2020

어린이 영어학습법  (네이티브 처럼 영어하기)

조기유학 없이 네이티브처럼 이야기하기 (1/2)

모름지기, 가족은 아이들이 성인으로 성장할 때까지 같이 살아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의  차이라고 우기기에는, 언어 때문에 기러기 아빠 등 생이별을 한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해외에 가지 않으면 영어는 하지 못하는 걸까? 네이티브처럼 말하려면 조기유학을 꼭 해야 할까? 그렇게까지 해서 원어민처럼 말할 수 있을까?


아들이 어느덧 열 살이 되었다. 아들이 태어날 땐 참 고민이 많았다. 아들만큼은 나처럼 힘들게 영어를 배우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냥 네이티브처럼 자연스럽게 영어를 흡수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복병이 있다. 막상 집에서 내가 아들에게 영어로 말을 하려고 하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내 경우는 외국인과 일을 하기 때문에, 한국에 있어도 매일 아침저녁마다 미국인과 통화를 하게 된다. 업무 때문에, Email 도 한글보다 영문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아들 얼굴을 보면 자연스럽게 한국말이 나왔다.


어린이 영어 학습법을 이야기하기 전에 내가 어떻게 Spoken English를 연습했는지를 설명하고 싶다. 그럼 그 뒤에 소개하는 (내 아들에게 적용했던) 영어 학습법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태어나서 몇번 만나지 않았지만, 아들의 단짝 친구 Maggie (Seattle 거주), 지금은 서로 Email 을 주고 받는다!


Sesame Street


내가 처음 영어를 접한 건, 어릴 때 보았던 AFKN (미군들을 위한 방송) Sesame Street Show였다. 당시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던 TV 쇼가 왜 이리 매력적으로 느껴졌는지, 난 그때부터 영어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부모님도 주변에서도 영어를 하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 아쉽게도 나는 남들처럼 한국 영어 교육의 희생양이 되었다. 성문 기본영어/종합영어/토익/토플 등 소위 정석을 걸었지만, 쓸데없는 문법만 암기하고 Vocabulary (단어)만 계속 외우길 반복했다. 하지만, 대학교에 입학해서도 외국인을 만나면 (당시는 외국인을 만나기도 쉽지 않았지만) 말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기가 막힌 일이다!


94년 95년 즈음 한국에 인터넷이 처음 소개되었고, Yahoo라는 Search Engine에는 채팅룸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당시 채팅룸에는 대부분 미국인이 접속했는데, 나는 토익 토플 점수를 고득점을 획득했지만, 채팅룸에서는 영 한마디 말을 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Push to talk 기능이 채팅룸에 추가되었다. 말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난 여전히 벙어리다.


이때부터, 그동안 내가 알던 영어를 버렸다. 일단 어떻게 해야 영어를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갓난 아기가 되기로 했다. 즉 말을 할 수 없는 아기처럼 듣기만 잘 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미국에서 직구로(90년대는 해외 직구가 무척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이민자들을 위한 오디오 프로그램을 구매해서 들었다. 하루에 적어도 4시간은 들었던 것 같다.


당시에 다양한 (민병철, YBM 등) 영어학원은 CNN 뉴스 청취반 등 뉴스를 듣는 것이 유행이었지만, 난 뉴스를 멀리했다. 첫째, 뉴스는 발음이 정확한 앵커들이 말하는 영어였고 일단 재미가 없으며, 두 번째는 실제 내가 채팅룸에서 들었던 미국인의 영어는 정말 다양한 발음(듣기 어려운 /쉬운 발음이 혼재되어 있는) 이 있었기 때문에 채팅룸에서 말을 하려면 앵커 발음이 별 의미가 없었다. 이민자들을 위한 영어 오디오 프로그램은 시트콤처럼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일을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처럼 소개하는 내용이었는데, 사투리도 있고, 이민자 액센트가 섞인 영어도 있었다. 이런 오디오 카세트테이프를 3년쯤 (매일) 듣고 나니 갑자기 입이 열리기 시작했다.

나도 아들처럼 태어나서 자연스레 영어를 하게 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대학교 3학년 때 어떻게든 (Spoken English) 영어를 하고 싶은 마음에 미국인으로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언어 교환을 할 사람을 찾는다는 광고를 찾아다녔다. (당시에는 언어 교환이 약간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한쿡-말을 배우고 싶은데,
먼저 당신이 한국어를 잘 하는지 테스트를 하고 싶습니다.


미국에서 왔다는 그가 나에게 던진 말이다. 내 한국어를 테스트하고 싶다는 것이다! 기가 막힌다. 배우고 싶다는 학생이 한국에서 태어난 나를 테스트한다니.. 어쨌든 그와 만나서 영어가 하고 싶어 그의 말대로 "한국어" 테스트를 보았다. 그런데, 약 10분 정도 질문/대답을 하던 중 그가 버럭 화를 냈다. 내 한국말은 알아들을 수 없다는 것이다.


갑자기 나도 짜증이 확 났다. 그리고, 영어로 신들린 듯 퍼붓기 시작했다. "Don't waste my time. If you really want to learn Korean language, you should be able to understand me. If not, it's not my fault. You are simply not good enough." 당시 표현이 어땠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이렇게 이야기했던 것 같다. 번역하자면, "내 시간 낭비하지 마! 네가 진정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면, 내가 어떻게 말하더라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해. 만일 내 말을 이해할 수 없다면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 네 한국어가 형편없기 때문이야!"


이렇게 말했더니 그의 눈동자가 갑자기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모욕적인(?) 말을 한 마디 더했다. "Your English is better than your Korean." 내 영어가 한국말보다 낫다는 것이다. 참 화가 났다. 그 뒤로 그에게 영어로 엄청 욕을 퍼붓고 그냥 카페를 나왔다. 그리고, 그 뒤로 그는 나를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한국에 혼자 있으니 외로워, 모국어인 영어를 쓰고 싶은데, 한국 사람 중 영어를 나처럼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약 2년간 그는 나의 껌딱지가 되었다. 물론, 나는 그에게 한국어를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



이 이야기를 한 이유는 내가 한국에 정착한 미국인을 만나기까지 3년 동안 매일 4시간 이상 영어를 듣는 동안, 자연스레 내 입이 열리게 된 것이다. 말할 때 더 이상 문법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말하게 되었다. 어떻게 영어가 나오는지도 모르게 말이다. 점점 영어에 대한 긴장감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나를 모욕했던 미국인을 만난 순간 기쁨이 밀려왔다. 드디어 연수 없이, 유학 없이 내가 해낸 것이다. 연수를 혹은 유학을 다녀온 친구도 버벅대는 영어를 편하게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린이 영어 학습법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작가의 이전글 블로그 최적화가 뭔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