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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Aug 27. 2020

라이카 (온라인) 연예인

라이카로 인해서

라이카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정말 재미있는 이벤트가 많이 있었다. 특히 블로그 공간을 통해 라이카 카메라/렌즈에 대한 이야기와, 라이카로 찍은 사진을 기반으로 에세이를 연재하면서는 더욱 그랬다. 지금은 라이카 유저가 상당히 많아졌지만, 과거에는 라이카 유저 자체가 별로 없었고, 또 지금도 타 기종에 비하면 소수라 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여전히 라이카에 대한 이야기나, 라이카로 찍은 사진이 포함된 포스팅은 그다지 많지 않다. 자연스레 라이카 m10/cl/mp 및 다양한 렌즈를 검색하면 내 글이 대부분 상위에 노출된다. (부끄럽지만 몇 페이지 뒤로 넘어가면, 내 글로 도배가 되어 있기도 하다..)


매일 찍는 라이카 카메라이지만, 바라보고 있으면 흐뭇하다.


사진 에세이의 경우 90%는 일상 이야기이다. 그리고 내 일상에는 늘 아들이 그 중심에 있다. 그래서 오랫동안 내 블로그에 일상 이야기를 연재하니, 공공장소에서 나와 아들을 알아보는 일이 종종 있다. 한 번은 처음 방문한 카페에서 음료를 먹고 있는데, 카페 주인이 아들을 알아보고 내 블로그를 구독하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반갑다고 음료를 서비스로 제공했던 적이 있었다. 


탄천을 산책하거나, 종로에서 혼자 사진을 찍고 있을 때 누군가 나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해서 "혹시~ 앨런님 아니세요?"라고 하는 경우는 흔하게 경험한다. (과거 같으면 도에 관심 있으세요?라는 사람 외에는 접근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말이다..)


특히 라이카 매장에서 센서 청소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으면 누군가 다가와 블로그 및 YouTube 영상을 잘 보고 있다며 인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그들을 모르지만, 내 블로그를 통해 나를 잘 알고 있는 듯한 그들을 보면, 연예인이 이런 느낌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이런 일이 반복되면 마치 라이카 분야에서는 내가 연예인이 된 듯한 착각마저 든다.


더라이프 블로그 (라이카 카메라/렌즈/일상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내 블로그를 오랫동안 본 사람이라면 내가 종종 온라인으로 만난 사람과 현실에서도 인연을 만들곤 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렇게 만난 이들 중 많은 이들이 나로 인해 라이카에 입문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들 중 한 명의 말이다. "드디어 현실에서 앨런님을 만나 뵙게 되어 무척 신기합니다. 블로그로 접하고 늘 카메라 및 사진을 동경해서 그런지 지금 직접 만나서 떨리기도 합니다." 물론, 내가 듣기 좋으라고 예의상 한 말일 수도 있다. 그래도 이럴 땐 나도 참 신기하다. 나는 이들을 잘 모르는데 이들은 나에 대해 무척 잘 알고 있다. 과거 내가 사용했던 카메라도 잘 알고 있고 아들의 성장 과정까지 기억하고 있다. 


저번에 어떤 사람은 선물을 잔뜩 준비해서 나에게 주었다. 평소 내 블로그를 보고 라이카 필름 사진 생활을 시작했는데, 그 뒤로 본인 가족사진을 필름으로 기록하면서 큰 행복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언젠가 만나면 꼭 선물을 주고 싶었다며, 이런저런 선물 모둠을 나에게 건넸다. 


독일에서 한국을 잠시 방문했을때 만났던 팬(?)





라이카에 대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연재하기 시작한 건, 라이카로 (연예인처럼) 유명해지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과거 내가 라이카를 구매하기 전 폭풍 검색을 하던 시절, 라이카에 대한 자료는 무척 찾기 어려웠다. 특히, 라이카로 담은 일상 사진은 더욱 찾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우연히 라이카 x로 일상 이야기를 연재하는 블로그를 찾았다. 반가운 마음에 몇 번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한 번도 내 댓글에 그 흔한 인사도 하지 않은 주인장이 조금 야속하기도 했다. 이때 다짐한 내용이다. 내가 라이카를 구매하면 라이카에 대한 일상 사진으로 에세이를 연재하고 어떤 댓글이든 (광고글이 아니라면) 성실하게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나를 라이카 온라인 연예인(?)으로 만들어준 Leica M10 


라이카 주제로 연재를 시작한지 약 5년 정도 지난 지금 내 블로그는 "라이카" 분야에서는 꽤 유명해졌다. 나름 지름신(?) 영향력도 상당히 있다. 그래서 협찬 제의도 많이 들어오고 리뷰 부탁 많다. 하지만, 아직은 협찬이나 리뷰 부탁은 거절하는 편이다. 처음 의도대로 순수하게 일상 이야기를 연재하고 싶어서이다. (협찬이나 리뷰가 나쁘단 뜻은 절대 아니다. 나 또한 언젠가 승락을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해 보지 않은 쪽 세계도 궁금하기도 하다!)


이제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면 놀라지 않는다. (처음에는 놀라고 신기한 마음이 가득했으나..) 스스로 라이카 (온라인) 연예인이 된 건 아니냐며 웃기도 한다. 지금 시점에서 욕심이 있다면 블로그에서 그간 연재했던 이야기를 조금 정리해서 "라이카로 바뀐 일상" 이란 가제목의 책을 내고 싶다. 그리고 좀 더 욕심을 내자면, 내 미디어가 좋아 나를 Follow 하는 골수 독자 1,000명만 확보하고 싶다. (현재 블로그에 매일 2,000 명 전후 유저가 유입되지만, 내 글/사진/작품을 평생 좋아해 주는 1,000명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이다..)


길을 걷다 만날 라이카 인연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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