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e/집
요즘 "코로나 시대" 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란 말을 지겹도록 듣는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주제는 책도 여럿 출판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이번 내 포스팅도 그에 대한 이야기이다.
코로나 시대는 "집"이 무척 중요하다. 반강제적으로 집에 감금되어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평생 아파트 생활만 한 나는 정원이 있는 집에 대한 로망이 있다. 이제 십여 층에 사는 것 말고 작더라도 내 정원이 있는 1층 흙 위에 있는 단독 주택에 살고 싶다.
사실 단독주택에 살 기회는 여럿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십여 년 전 넓은 용인으로 눈을 돌리면 얼마든 조금 저렴한 단독 주택을 찾을 수 있었다. 아니면 땅을 구매하고 집을 짓더라도 2~3억 예산으로 단독 주택을 충분히 찾을 수 있었다. 물론, 지금도 가격이 뛰었지만 충분히 5억 내에서 원하는 조건을 만족하는 곳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분당의 편리함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계속 망설이다가 아직도 아파트에 정착해 있다.
음식점도 마당이 있는 곳에 가면 괜히 기분이 좋다. 카페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강릉 테라로사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곳에 있는 넓은 마당에서 차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앉아 이 마당이 모두 내 집 마당이라고 상상하면 다만 차를 즐기는 몇 시간이라도 기분이 무척 좋아진다.
반강제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가끔 난 아파트 창을 통해서라도 하늘을 본다. 푸른 하늘을 보고 있으면 참 기분이 좋아진다. 잠시라도 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해서 스트레스가 비교적 적지만, 일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전혀 없을 수는 없다.)
아마 코로나 시대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백신이 나온다고 해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다. 무엇보다 백신보다 중요한 치료 방법이 나와야 할 텐데, 이 또한 언제 나올지 미지수이다. 늘 마스크를 쓰고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으면일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어도 그냥 우울해진다. 이럴 때 중요한 건 "집"이다.
이제 "집"에 대한 의미는 과거보다 더욱 커졌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메인 주거지가 아파트이더라도 주말 집이라도 조그만 정원이 있는 공간을 찾아야겠다. 내 가족이 조용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하니 상상만 해도 미소 짓게 된다.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