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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Oct 02. 2020

'이태원클라쓰'보고 이태원 매력에 더욱 빠지다

Leica M10 시선으로 본 이태원의 매력 

올 초 사람들이 '이태원클라쓰'를 할 때는 큰 관심이 없었다. 또 갑질 문화와 관련된 그렇고 그런 자극적인 드라마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에 빠지면서 타고 타고 이태원클라쓰를 보게 되었다. 추석 연휴 밤만 되면 잠을 자지 못하고 계속해서 드라마에 빠져 급기야 1.5번을 보게 되었다.


웹툰에서 시작된 드라마라 하는데, 보면 볼수록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이태원을 참 좋아한다.


Leica M10

사실 내가 어렸을 땐 이태원은 우범지역이라는 편견(당시는 사실이었을지도..)이 있었다. 그래서 성인이 되고도 한참 지난 30대 후반에 이태원을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 물론, 내가 방문했을 당시는 이미 핫플레이스가 된 뒤여서 그런지 이태원 거리는 낭만이 있었다.


Leica M10

특히 이태원은 낮보다는 밤에 더욱 낭만이 흐른다. 한남동부터 이태원 그리고 녹사평역을 지나 언덕을 오르면 어느덧 남산이 나온다. 밤에 이곳을 걷고 있으면 어느 곳에서든 남산이 보이는데, 언덕으로 가득 찬 주택의 불빛과 남산타워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제대로 감상적이 된다.


Leica M10




Leica M10


언젠가 한 번은 늘 예약 없이 갈 수 없다는 루프탑 카페에서 차 한 잔 한 적도 있었다. 우연히 알게 된 곳이지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보는 이태원/한남동 골목의 모습이란..


Leica M10


'이태원클라쓰'에서 주인공이 이태원을 선택하게 된 시점에 할로윈 파티를 하고 있는 이태원 거리의 모습이 잠시 나온다. 사실 나 또한 이 모습 때문에 이태원에 더욱 반하게 되었다. 자유로운 복장을 한 젊은이들과 세계 각지에서 온 듯한 외국인들이 다양성을 자랑하는 동네 이태원.. 정말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동네이다. 어쩌면 내가 누리지 못했던 아니, 내가 용기를 내지 못해 즐기지 못했던 문화의 단면 때문에 더욱 끌렸을지 모르겠다. 


이태원클라쓰 주인공을 보면 정말 억울한 일을 다 겪으면서도 정당한 방법으로 본인이 희망하는 바를 이루려고 노력한다. 비록 동기가 개인적인 복수였다고 해도 늘 주변 사람을 챙기고 같이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가는 모습을 보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대리만족을 넘어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되어 이미 그 정도의 성공을 맛본 그런 느낌이다.


Leica M10



사람들은 이태원클라쓰를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종종 살기 힘들고 어려울 때 "헬 조선"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헬 조선은 어쩌면 내가 만드는 것 아닐까? 내가 먼저 한계를 정해놓고 그 안에서 발버둥 쳐 봐야 헬 조선을 벗어나지 못한다. 내 마음속에 이미 큰 꿈을 이룬 모습을 상상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또 나를 믿고 혹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신뢰하면 '이태원클라쓰' 주인공의 성공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가 조금이라도 누그러지면, 이태원클라쓰에 나온 길을 모두 걸어보고 싶다. 과거 내가 걷던 길, 육교를 보니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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