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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Oct 04. 2020

이태원 클라쓰 길을 따라서 "힘내라 이태원"

후지 x100v 사진에세이

이태원 클라쓰를 보고 난 뒤, 이태원이 몹시 보고 싶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모델 사진 촬영 장소 혹은 주말 가족 나들이 목적으로 상당히 자주 다니던 길이었는데, 한동안 가보지 못해 궁금하던 차에 드라마 덕분에 더욱 보고 싶어진 것이다. 얼마 전 우연히 검색하다 홍석천 씨가 이태원에 있는 가게 대부분을 정리하고 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주로 클럽과 주류영업이 메인이 이태원 골목이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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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식당에서 외식을 한 적이 없다. 특히 혼자 일하는 나는 더욱 조심스럽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조심스레 외식을 시도해 보았다.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도망치듯 음식을 먹고 빠져나왔다. 아무래도 여유 있게 대화를 나누기엔 아직도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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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회사의 광고 캠페인인 듯. 아마 앞에 생략된 문구가 "코로나가 끝나면"이 아닐까. 코로나가 끝나면 꼭 다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난 그저 마스크를 벗고 길거리를 편하게 산책하고 싶다. 소박한 이 꿈이 지금은 너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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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부터 산책을 시작했다. 이태원은 음주가무(?)가 메인이라면, 한남동은 좀 더 건전한 문화공간이 많다. 특히 골목 탐방을 해 보면 숨은 보석을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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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번화해야 할 이태원 거리의 중심 "힘내라 이태원" 이란 문구가 덩그러니 보인다. 사람은 거의 찾을 수 없다. 오히려 한남동 쪽 길은 명절이 끝나고 남은 연휴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가득했지만, 이태원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이태원 클라쓰 드라마를 촬영할 때만 하더라도 사람으로 가득했을 이 거리를 한참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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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태원 클라쓰 단밤 포차를 찾았다. 사실 드라마를 보면서 이 언덕을 바로 알아보았다. 사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길이 이 골목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남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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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추억을 기억하며, 대부분 "임대문의"라 붙은 상가 사이에 아직도 살아남은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구매했다. 다시 골목에서 본 문구가 떠오른다. "힘내라 이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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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 때문인지, "임대문의"가 대부분인 이태원 골목을 걸어서 그런지 조금 우울한 마음이 들었다. "이태원 클라쓰" 드라마 주인공 박새로이의 에너지를 듬뿍 즐기고 싶어 나온 이태원 산책 �‍♀️어쩐지 다음에 다시 해야 할 것 같다!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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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 클라쓰의 단밤 포차로 올라가는 이 길목에서 나를 알아보고 인사하는 젊은 여성을 만났다. 분명 얼굴은 낯이 익는데,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만 보고는 누군지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녀는 이태원에 살고 있으며 아버지와 함께 산책을 나왔다가 나를 보고 언덕 아래에서 다시 올라와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 이름을 이야기했지만, 잘 들리지 않아 누군지 알 길이 없었다. 그런데 너무 반갑게 인사를 하는 바람에 다시 이름을 묻지 못했다. 덕분에 형식적으로 반가운 맞 인사를 하고 다음에 보자고 하고 헤어졌다. 그런데 누굴까? 그리고, 같이 기억하고 반갑게 안부라도 묻지 못한 점이 몹시 마음이 걸린다. 다음에 또 만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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