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은 힘도, 미래도 있다.
모든 걸 다 갖춘 듯 보이는 놈은
안온히, 천하태평히 지낸다.
그에 반해 나는,
힘과 미래는 가망도 없을 뿐.
빌어먹을 눈치는 내 의지가 아니다.
내겐 놈이 가진 동굴조차 없으니 도시를 방황한다.
때론, 내게 닥친 공포와, 충격과, 비겁한 마음,
놈까지 전부 말살하고픈 충동이 든다.
실현 직전, 제동을 걸어 준 것은
놈에게는 없는 나의 병기, 태양.
백만 가지 재앙 속에서도 성실히 지켜낸
입 속의 그것.
놈이 힘을 위해 버린, 혹은 잃은
품격과 지성, 그리고 사랑.
그 어떤 흉포에서도 지켜야 한다.
태양을 이루는 것은,
가족과 모든 분들이 맡긴 그것.
명심해라.
그것을 잃으면, 나는 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