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속으로 저무는 황실의 눈물 흩뿌리던
오얏꽃 향기
오랜 세월 시간의 침묵 너머 긴 가지 촘촘히 열매 맺네
초여름 햇살 더워지며
가지 사이 작은 열매 찾아 비추니
말랑하고 부드러운 달콤함,
대석자두 익어 가네
한여름 뜨거운 햇살
붓질 한 번 더하니
노란 바탕에 빨간 수채화 물감을 머금은 듯
굵고 속살 꽉 찬 후무사의 달콤함이
여름 자락 건너도록
입안에 침 돌게 하네
초등 친구 사랑 담긴 택배 상자 받아보니
빈틈없이 빼곡히 들어찬 후무사자두
이 손 저 손 옮겨가며
먼 거리 흔들려도
용케도 상처 하나 없이 단단하네
입안의 침 삼키며 뽀득뽀득 씻어 담으니
핏줄 활짝 열어 온몸으로 돌게 하는 보약,
자두 한 알!
고향 친구 구슬땀 생각하니 혼자 먹기 아쉬워
아끼는 사람들 손에 살며시 쥐여 주네
오백 년 설운 역사 돌아
문장으로 새겨진 향기인가
찌는 듯 무더위와
폭포처럼 내리퍼붓는 장맛비를 견디고
젊음의 뒤안길 돌아
추석절 고향에 오는
아름다운 가을 아가씨,
추희자두 기다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