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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경숙 Jun 25. 2019

엄마는 귀엽지 않은 어린 아이

아침에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혼자 웃었다. 소이아빠의 육아그램인데 4컷만화가 재미있어 넘겨보다가 이 장면을 보고 엄마 생각나서 웃었다. 모든 육아맘,육아대디는 절대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부모돌보미 자식도 공감하게 되는 때가 온다.


엄마는 누군가 약간의 보조를 해줘야 화장실에 갈 수 있다. 몸상태가 좋은 날은 혼자서도 가지만 변기까지 가서 실수를 하시는 경우가 많아 팬티형 기저귀를 차고 계신다. 하루종일 뽀송뽀송한 상태에서 귀가하시는 경우가 많지만 만약을 대비해 팬티귀저귀를 입고 계시는데 답답해보여 안타깝다.


지난 일요일 루종일 귀저귀를 벗고 계셨다. 내가 다 속이 시원했다. 엄마도 조심하느라 화장실을 자주가신다. 저녁 때가 되어 침대에 누워계시길래 이제 기저귀를 차시라고 했는데 거부하신다. 억지로 하기 뮛해서 다음 번 화장실 가실 때 채워야지 했는데...  그 다음은 상상하시는데로다. 침대보를 벗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하면서 내 입은 "거봐 내가 뭐래....#%@/*? 블라블라"

엄마는 또 벌 받는 아이처럼 얼음 땡!


결국 할머니는 다시 아이가 된다. 덩치 크고 귀엽지 않은 아이. 그래서 부모 모시는 게 아이 돌보는 것처럼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도 조글조글 덩치 큰 우리 엄마 아침 밥 잘 먹고 노치원 무사히 등교하셨으니 나도 슬슬 내 할 일 해볼까. 오늘은 행사가 있어 휴가를 냈다. 모처럼 자유로운 하루이다. 회사로 부터, 엄마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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