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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아이 6개월 만에 현지아이들 수준으로 영어 하기

남에게 안 알려주는 비법은 개뿔

영어..

영어 교육 참 많이도 받고 살았다.

근데도 아직도 한참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 느낌은

해외에 살아보니 더욱 체감이 된다.


회사를 취직하기 위한 영어 성적

회사를 다니며 승진을 하기 위한 영어 성적

주재원 파견이 가능한 수준의 영어 성적

까지는 취득을 해왔다.


말 그대로 성적이다.


젊은 시절 어학연수를 다녀오지는 않았지만

유럽 배낭여행도 해보았고,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여행을 해보았다.

그때마다 영어는 꼭 필요했다.


기억을 되살려 보면,

내가 돈을 쓸 때 하는 영어는

개떡처럼 말해도 찰떡처럼 알아듣는다.


반대로 내가 뭔가 부탁을 해야 하는 상황에는

대화가 길어진다.

대화가 길어지면 꼬리를 낮추게 된다.


결혼을 하고는 해외여행을 참 많이도 다녔다.


아이와 함께 다닌 여행지

미국 - 하와이(2), 라스베이거스, 시애틀

캐나다 - 토론토

이탈리아 - 밀라노

영국 - 런던

인도 - 뭄바이

베트남 - 나트랑, 호치민

홍콩


여행을 갈 때마다

아내가 보통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하곤 했다.

아내는 영어 능력자인 줄 알았다.


뉴질랜드에 와서 선생님 상담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아내는 좌절했다.


우리 아이는 어떨까?

현재 뉴질랜드에 온 지 11개월째.


아이의 영어 시작

영어 유치원을 나오지 않았고,

영어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파닉스를

막 떼고 영어학원 제일 낮은 반에 들어갈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뉴질랜드에 오게 되었다.


나 같으면 뉴질랜드 자체를 안 간다고

드러누웠을 거 같은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

(나는 어릴 적 엄마가 원어민학원에 데려다줬을 때 너무 무서워서 다음날 안 갔다)


뉴질랜드 학교 가는 첫날

긴장반 설렘반 마음이었을 아이의 입에서

학교가 가까워지자 진심이 튀어나왔다.


“으악 거의 다 왔어.
나 망했어~!@#@#!@“


학급에 가자 버디라는 친구 두 명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오늘부터 이 친구들이 우리 딸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쉐도잉 하면서

함께 해준다고 한다.


이제 네 몫이다. 아빠 간다~



학교 후,,

아이는 너무 재밌다고 한다.

뭐가 재밌냐고 물으니


“학교 운동장이
우리 학교보다
(전에 다녔던 초등학교)
10배 커~

그리고

쉬는 시간이 엄청 많아 “


큰 운동장과 긴 쉬는 시간이

말이 안 통하는 언어의 장벽을 상쇄시킨다.


딸아이의 말은 사실이다.

운동장은 대학교 대운동장 정도 크기이고

쉬는 시간이 특별히 많거나 하지는 않는데

한국에서 40분 수업 20분 휴식 매번 종이치고

하는 압박(?)이 없어서 그렇게 느끼는 듯싶고,

여긴 모닝티/런치 두 번의 긴 시간의 쉬는 시간이

공식적으로 존재한다.

교과과정(교과서)이라는 게 별도 없고 담임 선생님의 재량으로 수업이 이어지기에 한국보다 여유로웠을 거다.


그래. 다행이다.


학교를 가고 싶어 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이다.


위기는 초반에 빠르게 극복

초반에 아내와 함께 있을 때

우린 점심시간에 학교에 가서 딸아이를 관찰했다.  

런치 타임이 되자 아이들이 운동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딸아이의 버디를 찾았지만 딸은 없었다.

어디 있는지 물어보니 다른 한국친구와

놀러 갔다고 했다. 운동장을 좀 더 살펴보니

한국 학생들과 어울리고 있는 딸을 찾았다.


흠…


그리고 몇 번 더 우리의 레이더 망에

한국아이들과 어울리는 딸을 계속 찾을 수 있었다.


학교 후에 딸에게 물었다.


“여기 친구들이
잘 안 놀아줘?”

“아니..”

“근데 왜 런치시간만 되면
한국아이들끼리 놀아?”

“… 쟤네가 내 룸 앞에 기다리고 있어..
나도 한국아이들하고 노는 게 재밌어”

“너 학교 가서
공부도 안 하고(?)
학원도 안 다니고
매일 뛰어노는데
그냥 한국 가야겠다
짐 싸자 “

“악 안돼!!
싫어!
안가!”

“왜 안 가??
여기서 한국아이들하고
노는 게 재밌으면
한국 가서 놀면 되지.
뭐 하러 여기서 놀아. “

”싫어! 안가!! “

“너 뉴질랜드 왜 왔어?”

“영어 공부하러”

“근데 너 지금 영어공부해?”

“아니..”

(학원에 안 다니니 공부는 안한다고 느끼나 봄)


“여기 현지 아이들하고 노는 게
너 영어 공부하는 거야.
알겠어?”

“노는 게 영어 공부야? “

”어 맞아.
지금은 그게 제일 중요해.
너 또 그러면 한국 가는 거야 “


초반 한 달 정도에 있었던 일이었다.

아이에게 가장 강력하고 위력적인 말은


“너 한국 갈래?”

였다.


교실 앞에서 기다리는 한국 친구들에게도

어떻게 설명해줘야 하는지 알려줬다.


그렇게 

딸아이는 다시 자신의 버디와 현지 친구들하고

잘 어울리기 시작했고, 많은 친구들로부터

플레이데이트/슬립오버 요청을 받았다

플레이데이트 : 친구와 서로의 집에서 노는 것

슬립오버 : 친구네 집에서 하루 자고 오는 것


딸아이의 생일파티에는 같은 반 친구들

13명이나 함께 했다.

딸아이는 키위(뉴질랜드인) 문화에 잘 스며들었다.


그렇게 6개월 뒤 성적표를 확인하다

7월 3 텀부터 시작해서 12월 4 텀이

종료되는 시점에 성적표(?)를 받아왔다.

(여기는 총 4 텀으로 10주 수업에 2주 방학 패턴인에 4 텀이 끝나면 2개월 정도 긴 방학이 있다)


수학은 한국에서 오면

보통 평균보다 상회하는 게 당연하고,


리딩, 라이팅 부분에서 현지 학년 아이들의

수준정도로 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아왔다.

믿을 수가 없어서 주변에 물어보았다.


“여기
인터내셔널 학생 성적표는
다른 기준으로 하는 거죠?

아니에요.
여기 도메스틱 아이들과 동일해요.

그럼 여기 한국에서
영어 교육 안 하고 오면
성적표에 등급이 보통 뭘로 나오나요?

여기는 아예 등급을
안 주는 경우가 많아요. 왜요?
OO이 등급 안 나왔어요?


성적표를 보여줬다.

“OO이 언제 왔죠?

5개월 정도 되었죠.
이제 6개월 되어 가네요.

이야~ 칭찬해 주세요.
엄청 잘한 거예요.
언어에 소질이 있나 본데요~


정리해 보면

초반에 현지 친구들하고 잘 만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줌(한국친구들 멀리하기)


방과 후 스포츠를 통해서 코치/강사/선수와

커뮤니케이션과 현지 경험을 높여줌


플레이 데이트/슬립오버/생일파티 등으로

반 친구들과의 관계를 지속할 수 있게 지원해 줌


주 1회 도서관에 가서 책 빌려와서 읽고

읽은 책은 리딩게이트로 독후활동함


날마다 영어 일기 or 아무 글 쓰기


그리고,

여기서 무엇을 하면 오래(?) 머물 수 있는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려줌



아직 영어를 잘한다 해도

고작 10살이고 나이에 맞는 사고를 하기 때문에

나이에 맞는 정도의 영어를 잘한다고 볼 수 있다.

영어는 이제 시작이다.


이제는

집에 와서도 영어로 말을 하는 게 많아졌다.


처음에 

뉴질랜드와 서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딸아이가 한글을 잊어도 좋으니 영어만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부쩍 한글이 부족함을 느낀다. 그래서

영어일기와 한글일기를 번갈아가면서 쓰면서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책을 읽을 때에도 한글로 된 책도 꼭 같이 읽힌다.

처음엔 한글책 보려고 하면 못하게 했었다.


그리고 

스페인어도 시작했다.


생각해 보면

아이에게 한국어 교육을 해서 하는 게 아닌 것처럼

영어도 자연스러운 노출로 습득하는 것이 이상적인 것 같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스펀지 같은 아이들.


그렇게 

우리 딸은

6개월간 뉴질랜드에서 놀면서

우리 집 영어 랭킹 1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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