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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가정이 온전해지다

코로나로 인해 비로소 일반 가정의 모습으로,,

독박육아를 일부러 하는 사람이 있을까?

다들 저마다의 사정이 있겠지.


남들은 나에게 묻는다.


“부성애가 대단하세요. “

 “아.. 네 “


라고 넘기고 말지만,,

이 지옥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기도를 하는 내 사정은 모를 거다.



그러다 어느 날,,

하늘에서 내 기도를 들어주셨다.


코로나?

맥주이름인가?

뭐야,,


전 세계적으로 아주 난리에

회사에서도 확진자가 속출이다.

전면재택으로 전환.


아내의 회사도 피할 수 없었다.

장기 휴직이란다.

월급은 나온다니 다행이다.

반년에 한 달 정도만 일하는 스케줄 근무였다.


내 딸에게 드디어 온전한 엄마의 존재가 생겼다.

드디어,,


나도,, 해,,,방이닷!


우리는 코로나 덕분에

세 명의 온전한 가족 형태가 되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항상 함께하는,,

그리고 드디어 공동육아가 시작되었다.


나는 아이에게 부족한 엄마의 스킨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엄마의 생각은 달랐다.


사교육의 치맛바람이 우리 집에 거세게 몰아쳤다.

아내는 동네 아이 엄마들의 커뮤니티에 녹아들었고,

그 결과는 딸의 사교육으로 이어졌다.


“영어 유치원을 못 보내게 후회되네”

“우리가 돈이 없어서 못 보낸 게 아니잖아. “
”영어유치원은 그냥 왔다 갔다 다녀서는 안 되고 “
”집에서도 계속 인풋을 넣어줘야 한다고 하잖아. “
”누가 해 난 못해 “



대화는 오래가지 못한다.

이미 아내의 생각은 확고하다.

무섭기까지 하다.


사교육이라곤 태권도 하나 다니는 아이가 하루아침에


영어 과외+학원

피아노

미술

구몬학습지

독서토론

천문대체험

승마

수영

태권도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학원을 다니는 건 좋지만

엄마와의 스킨십을 원했던 나는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아이 엄마를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자라온 환경.

현재 사회 속에서의

딸의 미래를 생각하면

너무 아무것도 안 하는 지금의 상황도 정답이라 볼 수 없다.

나도 3살 때부터 영재수업을 받았는데…


그래도,,

갑자기 엄마라는 존재가 갑자기 나타나서 좀 딸아이하고 시간 좀 보내고 하지 뭘 그렇게 많이 시킬까..

평일 밤까지 학원숙제를 하는 아이와 옆에서 봐주는 엄마의 사이가 좋아질 리가 만무하다.

큰소리도 들린다.


시계를 보니 밤 11시가 다 되어간다.

나는 참지 못하고


“이게 뭐 하는 거야.”
“내일부터 다 다니지 마!!”
“(딸에게) 너도 하기 싫지?”


딸아이는

학원을 안 다니는 친구가 없다는 걸 깨달았는지

엄마가 뭐라고 주입을 시켰는지

피곤해하면서도 하겠다고 한다…


맙소사..


아내가 이겼다.

내가 그렇게 고생하면서 너를 키웠는데

고작 몇 달 엄마랑 붙어있었다고,,

그렇게 가버리니..

지금 나는 네 편을 들고 있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엄마의 존재가 얼마나 크고 딸에게 필요한지 알게 되었다.

그래 아이에겐 엄마가 필요해.



지금 현재


뉴질랜드에 올 때만 해도

아내 회사가 정상화가 쉽게 안될 거 같았는데..

하늘길이 열리고 아내는 회사의 부름을 받았다.


나는 또 독박 육아를 하고 있다.


딸에게 종종 묻는다.


“한국 갈까?”

“아니”

“왜?

“한국 가면 숙제해야 하잖아.
여기는 영어만 하면 놀기만 하면 되잖아!
헤헤”

“……..”



그래 여긴 숙제 없다!

좋은 공기 마시면서 원 없이 뛰어놀으렴.



나는 독박육아가 그림자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나중이 이 녀석이 기억이나 할까?


“아빠가 해준 게 뭐가 있어!!!!”



라고 할까 봐 무섭다..


내가 부모님께 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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