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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Jul 04. 2022

퇴사는 도전일까?

출근이 도전이다


퇴사는 도전일까? 대부분의 경우 그렇다고 답했던 것 같다.  반복되는 직장생활은 도전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꼈다. 박차고 나가는 것만이 도전적이라고 여겼었다. 그런데 요즘은 이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도전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1. 정면으로 맞서 싸움을 걺.


2. 어려운 성취나 기록 경신 따위에 맞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tateisimikito, 출처 Unsplash





출근이 도전이다



어려운 일에 맞서는 것. 그게 도전이라면 사실 출근 그 자체가 도전이다. 평범한 하루.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야하고, 사람이 가득한 지하철에 몸을 비집고 들어가고, 말이 안통하는 상사와 한 공간에서 8시간씩 함께하고, 좌충우돌 그날 그날의 업무관련 변수에 대응하고, 그렇게 하루를 무사히 마무리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 이런 것들을 그만하고 싶은 마음, 포기하고 싶은 마음, 귀찮은 마음을 다 억누르고 하루를 다시 수행해 나가는 일. 2000일이 넘는 출근이, 성취이자 기록이다. 이게 도전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올림픽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대단한 도전이 맞다. 그렇지만 그 순간만 도전라고 할 순 없을거다. 대회에 서기 위해 수없이 많은 날들을 싸워왔을 시간들이 다 도전에 포함된다. 쉬고싶은 마음, 포기하고싶은 마음, 하루만 나태해지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노력하는, 그 반복되는 매일이 진정한 도전이 아닐까. 





직장인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섞이는 곳, 상대의 상식과 나의 상식이 다를 때 이를 맞춰가며 소통해야 한다. 인사발령으로 전혀 다른 업무에 배치 받았을 때는 생전 처음하는 일도 능숙하게 배워 대응해야 한다. 직급과 위치에 맞게 적당한 눈치를 갖추고 사회생활을 해야한다. 내 조직이 더 좋은 곳이 되기를 바라며 비판하는 시각을 갖고, 적당한 애정을 가져야 하되, 또 너무 매몰되지 않도록 또 그 경계를 잘 알아야한다. 한마디로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직장에서의 하루하루는 이렇게 어려운 성취나 기록을 만들어가는 ‘도전’의 과정이다. 





© kate_sade, 출처 Unsplash




도전을 그만둘 준비





이런 관점에서 보면 퇴사는 도전을 그만두는 것과도 같다. 정면으로 맞서 싸우기를 그만두고 한발짝 물러나는 것이다. 그래서 그동안 회사를 나간다고 생각하면 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나 보다. 때로는 참고 버티기도하고 때로는 즐기면서 멋지게 뽐내고 싶었던 나의 도전기를 스스로 접는다는건 어떤 상황에서든 유쾌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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