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한 사이

< 다이어트 3 >

by 그림책미인 앨리
< 스쿼트 운동 자세 >


짜리 몽땅!

내 몸을 한 마디로 표현한 단어이다.


키가 작은데 팔과 다리, 심지어 손가락과 발가락도 짧다.

머리카락만 길다. 아빠 유전자를 받았다면 키라도 지금보다 컸을 텐데. 동생들도 덩치가 크고 살이 쪘지만 나보다 키가 크다. 아마도 성장기 때 우유가 비리다는 이유로 전혀 마시지 않아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래서 내 아이들한테는 우유를 하루에 한 잔 마시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골프 선수도, 씨름 선수도, 쇼트트랙 선수도 아닌데 허벅지가 유난히 두껍다.

보기가 거북해서 몸에 붙는 바지나 일자바지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나도 모르게 튼실한 하체에 대한 콤플렉스도 생기고 허벅지, 종아리에 눈이 고정되어 버린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내 하체를 닮지 않고 날씬한 아빠를 닮았다.


나이가 들면 하체가 약해지니 튼튼하게 하라고 하지만 나한테는 해당되지 않는다.

여전히 튼튼하지 못해 튼실하다. 허벅지가 굵으면 큰 고민이 하나 있는데 오른쪽 왼쪽 허벅지 사이가 너무 좋다. 좀 떨어져도 좋으련만 항상 붙어있다. 친밀한 사이를 유지하는 허벅지 때문에 난 괴롭다.

일자바지는 물론이고 예쁜 디자인 옷은 입지 못한다.

둘이 너무 붙어 있어 걸을 때마다 바짓가랑이 쪽이 빨리 닳는다.

지금 입고 있는 바지도 사타구니 쪽에 보플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걸을 때마다 가랑이 사이로 아주 작게 들려오는 소리도 귀에 거슬린다.

날씬한 하체를 가진 사람은 전혀 이해 못 하는 일이다.


허벅지가 너무 친밀하면 살이 부딪혀 마찰이 일어나 불편하다.

특히, 반바지를 입으면 가랑이 사이로 옷이 올라가 신경이 자꾸 쓰여 올여름에도 외출할 때 입지 않았다.

오히려 몸에 딱 달라붙는 레깅스가 민망하지만 편했다. 그래서 운동할 때 레깅스를 입고 긴 상의로 하체를 가려 운동한다. 어떻게 하면 하체 살을 조금이라도 줄여볼까에 온 집중을 하며 허벅지 운동을 해본다.

동영상을 찾아 스트레칭도 해보고 집중 하체운동도 해보지만 꾸준히 하지 않아서인지 별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허벅지 빠지는 약이나 요법 광고에 홀딱 빠져들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정신 차리고 광고 유혹에 빠지지 않고 있다. 한 번은 동생이 대학 다닐 때 튼실한 허벅지 고민으로 나 몰래 비만 클리닉에 갔었다.

기대를 하며 상담 결과를 기다리는데 들려오는 소리는

"고객님~ 허벅지는 시술을 해도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근육량이 생각보다 많아 힘들겠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나한테 하체 유전자를 받아들이라며 허허실실 웃었다.

이런 유전자는 반사하고 정말 반사하고 싶다.


다운로드 (3).jpg
다운로드.png

- 자연스럽게 다리 꼬은 강동원 배우 -



친밀한 사이로 붙어있는 허벅지를 가진 나는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하는 자세 중 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다리꼬기"이다. 다리를 꼬는 습관은 몸에 안 좋다고 말하지만 하체가 얇거나 다리가 긴 사람들은 시원하게 다리를 잘 꼰다. 그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다리를 꼬려고 하면 온몸을 뒤틀어야 하고 그렇게 힘들게 꼰 다리는 금방 저려와서 편안하게 있지 못한다.

'어쩜, 저렇게 자연스럽고 멋있으며 편안해 보일까?'

긴 다리 하나를 다른 다리 위에 표기는 모습은 마치 우아한 학 모습처럼 보이며 불편해 보이지 않고 멋스럽다. 나도 멋져 보이고 싶어 억지로 따라 해 보지만 불편해지고 흉한 내 모습이 싫어진다.


오늘부터 진짜 열심히 매일 하체 살 빼기 운동을 한다면 친밀한 사이가 조금 떨어질까?

찐한 사이도 아닌데, 어제 좀 떨어져 있으면 안 되겠니!


다운로드 (4).jpg


동질감으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그림책을 찾아보았다.

살 때문에 고민하거나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실망하는 그림책이 눈에 들어왔다.

896496442x_1.jpg
896496442X_b.jpg
896496442X_t6.jpg
896496442X_t7.jpg
896496442X_t8.jpg
- 출처: 알라딘 -

날씬하고 멋진 스타 토끼와 마주친 대장 토끼는 자신의 뚱뚱한 몸을 보고 '날씬하고 멋진 토끼'가 되고 싶다고 꿈을 꾼다. 대장 소원이 이루어지질 바라는 부하 토끼들과 대장 토끼는 대대적으로 엄청난 다이어트 작전에 들어간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대장 토끼와 더불어 부하 토끼들까지 마른 몸매를 가진다. 부하 토끼들은 대장 토끼보다 훨씬 마른 몸이 되어 아파지자 대장 토끼는 부하 토끼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들 몸마저 잃어버린 모습에 충격을 받고 열심히 보살펴 준다.


대장 토끼 모습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내 모습이 싫어 운동하는 모습에 짠하기도 하고 웃음이 나왔다.

있는 그대로 모습을 내가 사랑하지 않는다면 난 늘 우울할 것 같다.

친밀한 사이 허벅지를 떨어트릴 수 없다면 더 친밀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둘 사이가 조금 떨어지지 않을까.

다이어트는 평생 숙제라는 말이 있다.

다이어트하는 이유가 내 만족이기도 하지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래도 난 소망한다.

'내 허벅지들아~ 너무 친밀한 사이는 되지 말아 줘!'

이전 02화불쾌한 시선을 대하는 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