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 6 >
코로나가 확산됨에 따라 집 근처 센터에서는 더 이상 줌바 댄스 운동이 어려웠다.
더 하고 싶은데 코로나로 계속하지 못한다니 절망스러웠다.
숨이 차도록 뛰고 땀 흘리는 운동이 좋았고 카리스마 넘치는 강사님 수업 방법이 몰라 코로나도 날 막지는 못했다. 멀기도 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 매일 가지는 못하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갈 수 있는 마음으로 강사님이 운영하는 센터를 가 보기로 하였다. 집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지만 그쯤이야 즐거운 마음으로 버스를 탔다. 센터는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가는 지하였고 샤워 실도 없었지만 뜨거운 내 열정을 식히지는 못했다.
낯선 환경과 낯선 사람들
예전 같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텐데, 하고 싶은 운동이 내 성격에 조금씩 영향을 주었다.
아직은 낯가림을 하지만 그래도 용기 내어 낯선 공기에 스며들었다.
대부분 센터 근처에 사는 분들이라 그런지 가벼운 마음으로 온 듯하였다.
다행히 텃세는 없었고 따뜻하게 환영해 주었다.
여기서도 잘하는 사람이 앞줄을 차지하는 것은 다르지 않았다.
체육센터에서는 이제 좀 본격적으로 해볼까 하면 수업이 끝나 아쉬웠는데 여기서는 충분히 할 수 있어 좋았다. 약 2시간 정도 뛰고 땀을 흘릴 수 있었다.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으로 거친 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나도 숨이 턱까지 차오름을 느꼈지만 이상하게 기분은 상쾌했다.
익숙한 음악이 들리자 마음이 편해졌고 때론 강렬하게 때론 느리게 동작을 반복하며 수업에 흠뻑 빠졌다.
한 시간 동안 춤추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그 사이 땀으로 범벅된 바닥을 정리하고 회원들은 분주하게 매트를 바닥에 깔기 시작하였다.
뭔지는 모르지만 얼떨결에 나도 매트를 깔았다. 개인 매트가 없기 때문에 남은 매트를 이용하였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긴 물건들을 두 개씩 챙기기 시작하였다.
편안한 의자 모양처럼 생긴 것은 요가 링이라고 불렀다.
'이잉? 링은 또 뭐야? 무엇에 쓰는 물건이지? 팔에 끼우나?'
어디선가 슬쩍 보았던 도구인 것 같은데 도대체 무엇에 쓰는 물건이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매트 위에 앉아 스트레칭을 하고 누워 스파르타식 근육운동을 하였다.
강사님이 지나다니면서 하나하나 체크를 하였기에 요령 피울 짬이 나지 않았다.
"악~", "으윽~" 하는 신음소리가 전체 홀에 울려 퍼졌다.
난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헉"소리와 함께 동작이 멈췄다.
플랭크 자세를 비롯하여 뒤로 누워 슈퍼맨 자세로 1분간 유지한 후 그 동작을 다시 반복하는 것이다.
코어에 힘이 너무 없다며 카랑카랑한 큰 목소리 주인공 강사님은 몸소 절도 있는 자세를 보여주며 함께 참여했다. 어떻게 저리 한치도 변하지 않고 자세를 유지할까. 옆에 가서 콕 찔러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불타는 승부욕으로 버티고 있었지만 마음만 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현실에서는 픽 쓰러졌다.
"아이고~ 허~"하는 정체불명의 소리가 습한 공기와 함께 울려 퍼졌다.
조금만 쉬었다 하자는 회원들 말에 씩 웃던 강사님은 3분간의 짧은 휴식 시간을 주었다.
벌컥벌컥 목구멍으로 쉼 없이 흘러가는 물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왔다.
달콤한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매트로 복귀했다.
지금부터 내 옆에 얌전하게 대기하고 있는 이상하게 생긴 링 두 개를 사용하는 시간이었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사용하지?'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릴 때 강사님이 요가 링에 대해 설명하였다.
요가 링은 목, 등, 발바닥, 종아리 근육을 풀어주며 붓기 빼준다고 한다.
'헉! 종아리?'
하체 비만이었던 나에게 날벼락같은 일이 일어났다.
플라스틱 소재로 단단하며 둥근 타원형 모양을 아래로 내려다보면 중간이 움푹 들어간 땅콩모양처럼 보였다.
정말 대락 난감한 물건이다.
목, 등은 손쉽게 했으며 발바닥을 링 위에 대고 눌렀을 때 부러질까 봐 얼마나 조바심이 나던지.
이건 아주 간단하면서도 근육을 풀어주는 동작이라 머리에 입력시켰다.
이제 종아리 차례다. 강사님 설명대로 일단 다리에 힘을 빼고 발목부터 살살살 올리란다.
그래! 일단 다리에 힘을 빼고.
살포시 앉아 하체 힘을 뺀 후 발목부터 끼우기 시작했다.
'으아악~ 이거 왜 이래!' 안 들어갔다. 불현듯, 승마 체험할 때 신었던 신불이 빠르게 지나갔다.
'으윽! 좀 들어가라고!'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들어가지 않았다. 순간 불에 덴 듯 불어졌다. 안절부절못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한 사람씩 링을 양쪽 종아리에 다 끼우며 일어서고 있었다.
앗! 나도 빨리 해야 하는데.....
울고 싶었다. 화끈거리는 얼굴을 들지 못하고 낑낑 걸릴 때 구세주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어머~ 나처럼 종아리가 튼튼하군요. 괜찮아요. 도와 줄게요."
그 한 마디에 눈물이 그렁그렁 쏟아지려는 것을 참았다.
마침내 링은 내 굵은 종아리를 차지했다. 요조숙녀처럼 조심조심 아주 천천히 일어났다.
링을 끼우기까지 노력이 허사로 돌아갔다. 링은 내 마음과 달리 빨리 종아리에서 벗어났다.
멋쩍게 웃었지만 속에서는 수도꼭지를 튼 물이 콸콸 흐르고 있었다.
아~ 이 망할 하체비만 같으니라고!
불타오르는 운동 열정을 요가 링으로 맥없이 사라졌다.
이 사건 이후로 당분간 강사님이 운영하는 센터에는 발걸음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