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러운 취미

< 다이어트 7>

by 그림책미인 앨리


한참 줌바에 빠져 몸에 탄력도 붙고 가벼워질 무렵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바야흐로 2020년 1월 20일 코로나 환자가 우리나라에 처음 발생했다. 급속도로 퍼지는 전파에 사람들은 우왕좌왕했고 밀폐된 장소는 금기 장소가 되었다. 뉴스에서 '줌바 댄스 강사'가 코로나 확진받고 수업해서 문제 되어 나에게 큰 문제로 다가왔다. 남편은 당장 그만두라고 노발대발이었고 줌바댄스 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시선이 곱지 않아 힘들었다. 결국 수업은 폐강되었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체육센터도 문을 닫았다. 이제 막 줌바댄스 효과를 보고 있었는데 어째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앞이 캄캄했다. 다이어트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어져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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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코로나로 모든 것에 변화가 왔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사람 간의 왕래가 없어지고 아이들은 학교 가지 않고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며 나 또한 전혀 익숙지 않은 컴퓨터 프로그램과 매일 씨름했다. 크고 작은 사고들이 온라인 수업 때 일어나고 끙끙 거리며 머리를 쥐어짰다. 짜증이 급속도로 생기고 밖을 나가지 못하니 답답하며 무엇보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지 못해 미칠 지경이었다. 스트레스가 하루하루 쌓여만 갔다. 이 스트레스를 제때 풀어야 하는데 풀지 못하고 오로지 먹는 것으로만 달랬다. 밥 한 공기가 두 공기가 되고 더 맛이 날 때는 세 공기까지 먹게 되는 대식가가 되어갔다. 으~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몸이 다시 무거워졌다. 그러던 중 줌바 댄스에서 알게 된 지인이 홈트가 있다며 추천하였다. 집에서 혼자 하는 운동인데 은근히 땀난다며 한 번 해보라고 유명한 유튜브 영상 하나를 알려줬다. 피부가 까만 근육질 여성이 나와 몸 전체를 움직이는 유산소 운동이었다. 우선 알려준 대로 허리 운동부터 하였는데 은근히 ‘아씨!’ 추임새 넣으며 따라 하게 되었다. 분명히 어려운 동작은 아닌데 움직이는 게 너무 힘들었다. 화면 속 여자는 웃으면서 이야기까지 하면서 운동하는 데나는 오로지 씩씩 거리는 숨찬 소리만 냈다. 보통 15분에서 20분 정도 하는 운동인데 은근히 땀도 나고 온 근육을 사용해야 하며 절대 중간에 포기하지 않아야 따라갈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번 운동한 후 다음날 온몸이 뻐근하였다. 안 아픈 곳이 하나도 없었다. 근육은 뭉치고 아팠지만 땀이 나서인지 또다시 노트북 전원을 누르며 자동으로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줌바 댄스 때 입은 레깅스와 헐렁한 티셔츠를 입고 음악에 맞춰 운동하는 모습에 아이들은 킥킥 소리 내며 웃었다. (나중에는 아이들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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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에 땀이 흥건하게 나서 살이 좀 빠졌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왜일까? 바로 운동 후 배고프다는 이유로 밥을 더 맛있게 잘 먹는 것이었다.

난 왜 밥맛이 365일 동안 좋냐고요.

결혼 전에는 마음을 단단하게 먹으면 절대 하지 않았는데.

이건 저녁 식사를 같이 해야 한다는 핑계로 어찌 그리 빠지지 않고 잘 먹는지 모르겠다. 적게 먹으면 신경질 나고 많이 먹어도 신경질 나고. 밥을 맛있게 먹으면서 ‘내일 더 땀나게 운동하면 돼!’라고 나 자신을 옹호하며 흰쌀이 가득 담은 밥 한 숟가락을 입으로 향했다.


줌바댄스를 하며 연습실 가득히 퍼지던 땀 냄새와 그 열정이 그리울 때가 간혹 있었지만, 나는 나름대로 홈트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홈트 후 바로 연결되는 밥 한 숟가락에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나의 '홈트 프로젝트'의 치명적인 문제였음을 나만 모르고 있었다.


끝이 보일 것 같던 나의 다이어트 인생, 스트레스 줄이는 인생은 코로나와 함께 원상 복귀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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