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림책미인 앨리 Dec 07. 2022

두두두 두두두

< 공감 에세이 >


두두두 두두두

이잉 이잉

또 시작이다.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멀쩡한 도로를 파고 파고 또 판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도돌이표처럼 반복한다.

필요 없는 곳에 건널목을 만들고 걷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도로 바닥과 그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이유가 뭘까?

대부분 사람은 말한다.

"야, 바닥공사를 해야지 쓴 만큼 또 지원금을 받지 않겠니. 그런데 너무 심하게 공사하네. 다 우리 세금인데.

에이!"

쓴 만큼 지원금을 받는 거라. 참으로 씁쓸하다.

대부분 국민이 일하고 내는 세금으로 왜 필요한 곳에는 사용하지 않고 해마다 그것도 몇십 년 채 같은 공사를 반복하는가. 정권이 바뀌어도 이건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것 중 하나다.



"또 시작이군. 도대체 이 공사는 왜 하는 거야!"

혼잣말하는 버스 기사 아저씨 불평은 조용한 버스 안에 큰 울림을 주었다.

평소와 같은 시간대 이용하는 버스가 오늘따라 제자리걸음이다.

무슨 일인가 싶어 저마다 창밖으로 고개를 쭉 내밀어 확인한다.

느닷없이 이상 없는 도로 한복판을 요란하게 파기 시작한다.

저마다 찡그린 얼굴 표정으로 자신의 마음을 어필한다.

한숨 쉬는 사람, 빠른 손놀림으로 톡으로 기분 전하는 사람, '그럼, 그렇지.' 하며 당연한 연중행사라는 듯 일그러진 표정만 보아도 대부분 사람들이 이 공사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겨우 늦지 않게 직장에 도착했다.

어라!

여기도 마찬가지로 바닥 공사를 분주하게 하고 있다.

분명 작년에 새로 깐 타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 뜯어서 다시 타일을 깔고 있다.

'도로 공사하는 분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

한심하다는 생각은 그 일을 하는 사람 역시 만찬 가지가 아닐까.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면서 다른 곳은 어떤지 유심히 살펴보니 별반 차이가 없었다.

여기도 두두두 저기도 두두두

두두두 두두두

합창처럼 들리는 작업 소리는 우리가 낸 세금이 탈탈탈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 같다.

한 해를 마감하는 데에 도로공사, 길거리 바닥 공사도 한몫한다.

언제쯤 도돌이표 되는 이 행사가 바뀌게 될까.

두두두 두두두

지금도 여전히 적지 않은 소리로 내 세금은 우리 세금은 엉뚱한 곳에 탈탈탈 쏟아내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내 돈 내 산 음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