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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미인 앨리 Dec 17. 2022

바바야가 할머니

< 영화 말레피센트 1 >

옛이야기 그림책을 읽다 보면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금 하고 있는 드라마나 영화, 책, 만화까지 옛이야기를 소재로 해서 창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높은 시청률이었던 일일 연속극 < 아내의 유혹 >에서 여자 주인공은 '점'하나를 찍었을 뿐인데 전혀 새로운 인물로 등장한다. 그럼 작가가 '점'을 찍은 캐릭터가 흑화 되는 부분은 어디서 찾아 스토리를 만들어갈까. 난 그것을 옛이야기에서 찾았다.


너무나도 유명한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작가 작품 중에 << 헨젤과 그레텔 >>이 있다.

헨젤과 그레텔 말고 남매의 새엄마가 등장한다.

표독스럽고 자기밖에 모르는 인물로 표현했다.

새엄마 캐릭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얼굴에 검은 점이 있다.

그리고 이 점을 가진 캐릭터는 나중에 헨젤과 그레텔을 잡아먹으려는 마녀 얼굴과 비슷하다.

어쩌면 드라마 < 아내의 유혹 >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 캐릭터를 여기서 끌고 와 전개하는 것은 아닐까.





흥미로웠다.

옛이야기 혹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을 가져와 영화나 드라마에 접목시킨다는 것이 흥미진진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H8JRq6k7cY

영화 < 말레피센트 >는 옛이야기 << 잠자는 숲 속의 미녀 >>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말레피센트 > 영화에서 주인공은 숲 속의 미녀인 공주 아니라 마녀 입장에서 이야기한다.

왕자의 진정한 키스 대신 마녀의 진정한 키스가 핵심이다.


요정들이 사는 마을 '모어스'에 인간 남자아이 스테판이 나타난다.

그는 요정 보물을 훔쳐 달아나다 어린 말레피센트를 만난다. 말레피센트에게 잡힌 스테판은 보물을 돌려주고 풀려나는데 철이 닿으면 요정이 화상을 입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둘은 친한 친구에서 이성으로 가까워진다.

말레피센트가 열여섯 되는 해에 스테판은 진정한 키스를 선물한다. 하지만 스테판은 사랑에 빠진 말레피센트보다 궁전에 살고 싶은 욕망을 택한다. 

인간 세상의 왕은 요정 마을 '모어스'를 점령하려 한다. 스테판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레피센트에게 다가가 말레피센트 날개를 훔쳐 달아난다. 스테판은 왕위에 오르게 되고 오로라 공주가 공주가 태어난다.


그 뒷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다만 왕자 대신 말레피센트가 오로라 공주를 모성애로 사랑한다.

왕자의 키스 대신 말레피센트가 진정한 입맞춤을 오로라 공주에게 한다.

진정한 입맞춤에 깨어난 오로라 공주는 말레피센트와 모어스로 가려하지만 스테판 왕은 말레피센트를 죽이기 위해 철로 만든 무기로 공격해 화상을 입힌다. 제대로 저항을 못하는 말레피센트. 오로라 공주는 창고에서 말레피센트의 잃어버린 날개를 찾게 되고 싸움에서 승리하게 된다.

그 후 오로라는 왕이 되고 말레피센트와 잘 살게 된다.


"사랑스러운 오로라, 넌 한 조각 남은 내 마음을 훔쳐서 영원히 떠났구나.

맹세컨대 내가 널 지켜주마. 내가 살아있는 한 말이야.

네 아름다운 미소를 언제까지나 기억 하마."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 잠자는 숲 속의 미녀 >가 아닌 옛이야기 << 바바야가 할머니 >> 그림책이다.

'바바야가'는 러시아의 마지막 전설에 등장하는 마녀로 아이를 잡아먹는다.

하지만 그림책에서는 '바바야갸'의 잔인한 부분을 언급하지 않는다.

물론 어린이가 보는 그림책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사람에게도 양면성이 있듯이 마녀라고 불리는 '바바야가'에도 양면성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옛이야기 그림책에서는 '바바야가'의 좋은 점을 들려준다.


혼자 남은 마녀, 숲을 다스리는 마녀, 그리고 외로움을 타는 마녀 '바바야가'에서 영화 <말레피센트 >가 떠올랐다. 혼자 숲 속에 살며 숲을 다스리고 동물들과 지내는 '말레피센트'. 말은 하지 않지만 혼자만 있는 외로움을 느낄 수 있으며 무엇보다 오로라 공주가 다가갈 때 처음에는 거부하지만 천천히 받아들이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모습, 무릎에 앉아 요정과 동물들을 보여주는 주거나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은 그림책 << 바바야가 할머니 >> 내용과 일치하다.


대체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마녀들은 사악한 모습으로 묘사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적으로 볼 때, 십자군 원정 실패 후 무고한 사람을 '마녀'(혹은 악마의 사도)로 몰았다. 마녀는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버리고 악마를 섬기며, 그 대가로 마력을 부여받았다는 오명을 씌우며 마녀 사냥을 한 것이다. 이 시기 (15세기 ~ 18세기 초)가 지속되면서 마녀는 사람들에게 해약을 끼치는 마력을 지닌 여자라는 통념이 널리 퍼졌고,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반영된 것이다.


그림책 속 마녀 바바야가는 사람들의 이런 편견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

원래 마녀 바바야가는 러시아의 전설적인 인물로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을 해치기도 하지만,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도와준다. 작가는 양면성을 지닌 바바야가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해 따뜻하게 되살려낸다.

또한 마을 사람들이 바바야가를 사악하고 소름 끼치는 마귀할멈이라고 생각하는 편견에 일침을 가한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만으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들은 정말 바보야!

마음으로 느껴야 해."


전설을 재구성한 영화와 이야기라 옛이야기 특유의 매력인 인생에 대한 통찰, 시대를 초월한 진리-뜬소문이나 겉모습이 아닌, 마음으로 남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가 담겨 있다.

신비롭고 따뜻한 이야기로 재미있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가르침과 진정한 사람의 모습이 담겨 더 매력적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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