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림책미인 앨리 Dec 19. 2022

과도한 PPL 광고

< 공감 에세이 >


언제부터인가 드라마를 볼 때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

광고 제품 PPL이다. PPL 이란 Product Placement로 직역하면 제품 배치다. 필요한 위치에 제품을 갖다 놓는 것을 의미한다. 원래 영화를 제작할 때 각 장면에 사용될 소품을 적절한 장소에 배치하는 것을 일컫던 말이다. 영화에 등장했던 제품이나 브랜드에 소비자들이 반응 보이기 시작하고 이 반응은 매출로 연장되어 매출이 증가하자 기업들이 먼저 자신 제품을 사용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사용 대가로 제작비를 지원해 준다.


이제는 PPL이 본격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된 것이다.

영화에서 주로 보였던 PPL은 드라마나 예능 속에서 그 범위가 도를 넘고 있다.

과거에는 드라마 혹은 예능 프로그램에 PPL 할 경우 모자이크 처리를 하거나 비슷한 말을 사용해 간접적으로 시청자에게 보여줬다. 그래서 그 상품이 관심이 있으면 "ooo가 쓴 립스틱은 어디 건 가요? ", "ooo 드라마에서 ooo가 마신 제품은 무엇인가요?" 등 직접 물어보거나 네이버 지식검색을 활용해 구입한다.

하지만 요즘은 간접이 아닌 직접적인 PPL 광고를 한다.



드라마에서 주로 나오는 가게명은 협찬으로 나온 가게명이 꼭 들어가며 비슷한 이름도 아닌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나를 직접 드러내는 MZ 세대를 겨냥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드라마 전개상 몰입하는 순간을 깨버린다. 도가 지나친 것이다. 이제는 드라마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까지 불편한 PPL이 장악하였다.




시청자들은 PPL이 몰입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비난하지만 제작사 입장에서는 포기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짧은 분량에 비해 높은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광고주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선택이다.

제작사와 광고주는 서로 윈윈 하겠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프로그램 취지에 맞지 않는 노골적인 광고다.


하지만 놀랍게도 PPL 광고를 환영한 프로그램이 있었다.

'놀면 뭐 하니?' 김태호 피디가 진행하는 예능에서 보여준 우리나라 전통 음식이었다.

흰쌀밥에 김치, 김부각을 맛깔스럽게 먹고 사이다로 식사를 마무리한다.

분명 간접광고인데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동북공정 논란을 풍자하며 시원한 사이다로 일침을 가한 것이다.

우리 문화를 지키기 위해 사소한 PPL 하나에도 책임을 다하는 PD의 철학에 응원해 준 것이다.




               -‘놀면 뭐 하니?’에서 한식 먹방을 선보인 유재석. /MBC ‘놀면 뭐 하니?’ 캡처 -


반면 드라마에서 뜬금없이 중국 제품이 등장하여 논란을 키운 드라마도 있다.

드라마 '빈센조' 경우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는 만큼 한국 전통 음식 비빔밥이 중국 음식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는 오해의 소지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한류스타로 부상한 송중기의 결여된 문제의식 또한 피난을 피할 수 없었다.




                            - 드라마 속에 등장한 중국 제품 PPL 광고 -



제작사의 과도한 PPL 요청으로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 <천 원짜리 변호사>가 조기 종영되었다.

한 회에 PPL 상품이 4개나 등장하니 스토리 흐름을 짜증 나게 방해한 건 사실이다.

작가와 제작사가 PPL 의견으로 생긴 갖은 갈등 때문에 좋은 프로그램도 이렇게 막을 내리니 허탈하였다.

제한된 플랫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도 이해하지만 '어느 정도'라는 말이 생각하기 무색할 정도로 지나친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끝나고 보여주는 광고 대신 오로지 PPL 광고만으로 광고 수익을 올려야 한다면 PPL 광고는 더 치열해질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OTT 플랫폼에서 진행되는 사이트를 접속해 드라마나 영화 본다.

돈을 내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을 때는 공짜 프로그램을 본다. 그때 정말 우리는 무료로 보는 것일까?

PPL이 아닌 무료 광고를 보아야지만 공짜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PPL 광고가 거슬리지만 무료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우리도 모르게 광고를 보고 있다.

콘텐츠 사업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다.

거슬리는 PPL 광고

드라마나 영화는 보고 싶지만 PPL 광고가 거슬린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 드라마 배우나 감독, 연출자들도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눈에 거슬리는 PPL 광고가 지니 친다고 중얼거리지만 오늘도 난 드라마를 본다.





작가의 이전글 네트워크 마케팅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