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수영에 대해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수영을 했다.
그래서, 6학년 때는 나름 대회도 나갔지만,
별 소질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수영이 좋았다.
얼마나 자주 다녔으면,
나중에는 비키니 팬티 고무줄이 다 삭아서 수영하다가
아랫도리가 벗겨지는 불상사까지 일어났다!
오빠 친구들도 같이 있었는데!!!
물론 그 때는 지금보다 부끄럼 같은 걸 모르던 아기였어서
그냥 친구들이랑 깔깔대고 웃고 넘겼던 기억이다.
그 무렵 아기들처럼
수영도 배우고, 피아노도 배우고, 주산도 배우고, 태권도도 배웠다.
그런데,
내가 자진해서 계속한 것은 수영 밖에 없다.
수영은 수업이 없을 때도 나혼자 자유 이용권을 끊어서
혼자서 버스를 타고 다녔었다.
한번 가면 5시간 정도는 했던 것 같다.
점심 먹고 가서, 저녁 먹을 때 왔으니까.
수영장 앞에는 항상 파라솔 아래서
아주머니가 쥐포랑 컵라면을 팔았는데,
그 냄새를 맡으면 정말 영혼이라도 팔아서 사 먹고 싶었지만,
나는 용돈이 거의 없어서
빨리 집으로 가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엄마가 차려 주는 저녁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나는 물을 좋아했던 것 같다.
샤워도 너무 오래 해서 엄마한테 혼나고.
그 시절 집안에서 유일하게
배스 목욕을 하는 사람이 바로 집안 막내 나였다.
아빠가 누군가한테 선물 받은 이상한 형광색이 나는
상큼함 배스 버블 가루가 있었는데,
그걸 풀고, 따뜻한 물을 양껏 받아 목욕을 하면 참 좋았지만
엄마는
쓸데없이 물 낭비한다고 싫어하셨다!
그러니까,
내가 어릴 적 한 일 중 가장 잘 한 일은 수영을 미친 듯이 한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바다 수영은 괜히 무섭지만,
어쨌든,
여름날 바다 수영을 즐길 수 있는 내가 참 좋다.
이상하게도 같은 바다인데,
이탈리아의 바다는
끈적임이 없다! 모기도 별로 없고!
한국에서는 바닷가 근처만 갔다와도 머리가 끈적거리고
모기 떼가 습격을 하는데,
이탈리아에서는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나와도 피부가 보슬보슬하다.
그냥 민물에서 수영하고 나온 느낌이다.
다시 여름이 되었고,
나는 저녁 9시면 런닝화를 신고 반바지를 입고
그 안에는 비키니를 입고 집을 나선다.
아직도 해가 남아 있다.
하늘은 아직도 노을로 불그스레하다.
자갈이 깔린
동네 작은 해면에 가서
조깅으로 뜨거워진 몸을 담그면,
천국이 따로 없다.
낮 동안 해를 받은 자갈때문데
저녁의 바다는 땡볕 아래 낮보다 더 따뜻하다.
그리고, 그 고요함이 좋다.
나와, 불빛과 물결만 일렁이는 그 순간이 좋다.
그리고 어느새 하늘에 떠 있는 달 한 조각.
이탈리아는 돈이 없어도 즐거울 수 있는 곳이다.
자연을 존중한다면.
자연을 즐기는 데는 신용카드가 필요 없다.
하긴,
이것은 한국도 마찬가지일까?
내가 한국 바닷가 시골에 살았다면 같은 경험을 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