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결국에는 진심이 없으면

무너지는 것 같다.


단기적으로는 그런 척 아닌 척 할 수 있고

마치 진심인 척 할 수 있지만

그걸 오래 유지하기는 힘드니까.

왜냐하면 진심이 아니니까.



사람들은

자의에 의해서건 타의에 의해서건

또는 나도 모르게

자신을 속이고 산다.



이유는 많겠지만

진심을 무시하는 것이 더 사회적이고

더 효율적이고

더 돈 버는 일에 가깝고.

그럴 것이라고 확신하니까.



하지만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진짜 다들 바보 같지만

바보들이 아니다.



진심으로 무언가에 다가가지 않고는

내가 만족할만한 그런 성공 같은 것은 이루기 힘든 것 같다.

인간 관계이든 일적인 것이든.



가끔 진심을 다하는 사람들이

너무 이상적으로 보이고

세상물정 모른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이 정도 나이가 되고

주변의 사람들을 둘러보았을 때

그나마 진심으로 삶을 산 친구들은

행복하게 사는 것 같다.



남을 살짝 기만한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나를 기만하는 것일지도.



지금 이 순간을 살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진심으로 살라는 말과 비슷한 말인 것 같다.



뭔가 나의 방어기제 같은 것이

과연

나의 진심이었나 생각도 든다.




그리고,

무엇이든

내가 진심으로 하는 일이 있다면

그 결과가 설사 원하는대로 나오지 않더라도

큰 실망은 하지 않을 것 같다.


정말로.





인생은 그렇게 생각보다 길지가 않다.

가끔 잊는 사실이지만,

항상 그대로일 것 같은 한 봉지의 사탕이

한 개 두 개 빼먹다 보면 어느순간

바닥을 보이는 것처럼,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사실 한정적이다.

만나면 좋은 사람들 만나고,

잠자리에 들었을 때 하루가 나름 보람있었다고 느끼는 일을 하고,

먹고 싶은 음식 먹고,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방향을 향해

한 걸음씩,

하교길 이러저러한 골목들을 지나

집으로 향하는 것처럼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길고양이도 보고, 어제 내가 구석에 한 낙서도 찾아보고 웃고,

갑자기 으르렁 거리는 개가 무섭기도 하고, 이상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문방구도 들르고, 친구랑 같이 걷다 갈림길에서 헤어지기도 하면서.


하교길이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졌던 건

꼭 집에 도착할 수 있어서는 아니었던 것 같다.



행복한 사람들이 너그럽고 여유있어 보이는 것은

그들이 예민하지 않거나 그냥 성격이 그렇게 타고나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진심에 집중을 하면

자연스럽게 외부적인 것들에는 그다지 괘념치 않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 이 순간

나를 가장 편안하게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진심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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