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함박눈이 내리는 깊은 밤

골목을 걸었다.

길가에 세워둔 자동차들도 모두 덮여 큰 마쉬멜로우 둔턱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잠깐 서서

노란 가로등 빛 아래

하얀 폼폼 같은 눈송이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착지하는 걸 보며

오늘은 이 밤에 혼자 걸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오늘밤만큼은 순백의 생크림에 라즈베리 시럽이 뿌려지는 만행은 일어나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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