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5일

시아버지는 건강한 분이다.

본인 회사지만 주 6일 일을 하시고,

80이 다 된 나이에도 그 넓은 마당의 상수리나무며 느티나무며

가지치기를 다 하신다.

지금까지 병가로 회사를 안 나간 적도 없으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잘 뭉쳐진 네모난 찰흙 같은 몸으로 계단도 거뜬히 올라 큰 책장도 옮겨 주셨다.


그런 분이 2주 동안 회사, 아니 앞마당에도 못 나가셨다고 한다.

어디가 딱히 아픈 건 아닌데 몸이 좋지 않다고

몇 달 만에 찾아뵈었더니

살이 많이 빠지셨다.

입맛도 없으시다고 하신다.

점심을 함께 했는데 말씀도 평소보다 없으셨다.


돌아오는 길

몸조리 잘 하시라고 했는데

그 표정이 좀 자존심이 상하신 것 같기도 하고

시무룩하신 것 같기도 하고... 그랬다.


저렇게 건강하신 분도 80이 넘으면 체력적으로 힘이 든가 보다 싶으니까

내 나이를 계산해 보고 나 보다 조금 더 많은 남편 나이도 계산해 보았다.


아무 때나 여행도 다니고 하고 싶은 운동도 마음껏 하고

즐거운 일에는 자정도 넘기는 생활이 이제 많이 남지는 않았구나 생각이 들었다.

당연하고 영원한 것은 없구나.


남편도 이제 원하는 것 하면서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았으면 좋겠고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오늘의 감사:

자유로운 나.







매거진의 이전글2023년 2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