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싫어하는 날이다.
머리만 복잡하고 몸만 피곤하고
결국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미룬 날.
이런 날이면 내가 너무 싫어진다.
어떤 내가 만든 벽을 넘지 못하고 그 밑에서
벽만 바라보다 주저앉아버린 기분이라
기분이 족같다.
이런 나를 알지만
나는 계속 일을 미뤘다.
그 일을 미루느라
평소 아무렇지 않게 했던 사소한 잡무도 다 미뤘다.
해야지 해야지 머릭속만 바쁘고
나는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차라리 잠이라도 잤으면 몸이라고 안 피곤했겠지.
어차피 그 일을 하지 않을 거
차차리 운동이라도 했으면 몸이라도 좋아졌겠지.
친구라도 만났으면 재미라도 있었겠지.
책이라도 읽었으면 뿌듯하기라고 했겠지.
쓸데없이 냉장고나 들락거리면서 배도 고프지 않은데 음식을 주워먹고
다 차치도 않은 빨래를 돌리고
밥을 이만큼이나 지었다.
그리고 나는 그 일을 하지 않고 또 미루었다.
기분이 족같았지만
정말, 그 일을 할 수 가 없었다.
파일을 열고 수정으로 하고 메일을 보낼 수 가 없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그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밤이 되니 졸려서 잤다.
아주 찜찜한 기분으로.
내일은 절대 이러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며.
오늘까지야. 다짐하며.
오늘의 감사:
그래도 부지런한 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