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알고 있다



페이스북이라는 것이 어찌나 요망한 지.


2년 전 추억이랍시고, 생각없이 올렸던 이제 머릿속에서는 잊혀진 기억들을 아무렇지 않게 소환해낸다.


불과 2년 전까지만해도 그가 내 손바닥에 얼굴을 부비고, 나는 그런 그가 사랑스러워 가슴 벅찼던 그런 순간들.



그런데 이게 또 얼마나 치밀한 지, 1년 전 추억은 소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을 잊는 데에는 최소한 2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페이스북은 분명 알고 있다!



페이스북이 1년 전에 저 게시물을 소환해서 내가 1년 전 저 글을 읽었다면,

쉽게 헤어날 수 없는 후회화 회환의 시간을 눈물로 보내다 결국

페이스북 탈퇴를 선언하며 소심한 복수를 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사진을 보아도 눈물이 나지 않고, 그의 문자에 가슴이 철컹 내려 앉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그를 증오하지도 않고.



'나에게 그런 사람이 있었구나. 이런 추억이 있었구나.' 라고 생각할 뿐이다.

대학교 졸업 사진이나, 어릴적 일기장을 꺼내 보는 느낌라고나 할까.



우리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각자 살아온 세월이 서로를 만나 살았던 세월의 몇 곱절은 될테니까.



그 때 그대로의 모습이 서로의 최선이었고, 그 나름대로 아름다웠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동안 멀리했던 페이스북을 요즘 다시 시작했다.

그와의 알콩달콩 스토리로 가득 채웠던 몇 년전 타임라인과는 사뭇 다르다.



내가 어제 했던 일, 내가 오늘 만났던 사람들, 나를 위해 차린 아침상.


'나 하나만으로도 타임라인을 채울 수 있구나.'

당연한 소리를 한다.




인생은 롤러코스터다.

끝난 것 같지만 다시 한번 180도 회전하고, 방심하는 사이 수직으로 내려 꽂힐 것이다.



바다에서 서핑을 할 때, 파도에 맞서면 파도에 맞아 나뒹굴어지고 만다.


파도를 타야한다. 파도를 즐겨야 한다.


다른 사람 가랑이를 부여잡고 몸에 힘을 꽉 줘 봤자 짠물만 들이킬 뿐이다.



요즘 내 두 발로 보드 위에서 일어나 파도를 타는 연습을 하고 있다.

나름 재미있어 여러분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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