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돌아가기 한 3일 전부터는
아무도 안 만나고 집에 칩거하는 편인데
오늘 약속은 이미 몇 주 전에 잡히기도 하였거니와
다음으로 미룰 수 없는 약속이라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날도 좋고...
집 근처이고...
근 1년 만에 뵙는 분.
우린 서로에 대해 잘 아는 게 없다.
출신이나 가족이나 학교 같은 것도 서로 물은 적도 없다.
그런데도
참 만나면 편하고 좋다.
저번에 보니까
나와는 전혀 반대되는 mbti던데
그래서 그런가... 부딪히는 게 없다.
나를 위해 샴페인을 준비해 주셨고
나도 내가 좋아하는 토스카나 생산자의 와인 한 병을 선물로 드렸다.
거의 한 병을 내가 다 마셨다.
호사였다. 좋은 음식과 좋은 와인. 좋은 사람. 좋은 장소와 날씨...
친절한 서비스. 완벽한 하루였다.
커피를 마시고
양재천을 걷다가 헤어졌다.
나는 취했다.
취했다는 걸 집에 와서
조금 술이 깨고 인지했다.
마지막 날이라
이제 뭔가 의식처럼 되어버린
떠나기 전 한우 구이 만찬을 가족과 함께 했다.
시매부가 선물해준 마르케 와인과 함께
즐거웠다.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콜키지도 서비스로 해주시다니!
내가 돌아가는 것을 모두 축하해 주는 기분...이었다...
집에 와서 부모님 및 가족들과 이별 인사라도 하려고 했는데
마음이 급해진 조카와 함께 술이 취한 상태로 놀다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