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6년 전에 나왔다면서요?
장장 7개의 시즌으로 이루어진 오뉴블.
얼마 전 드디어 마지막 화를 보게 되었다.
처음엔 포스터가 별로여서 전혀 볼 생각이 없었다.
저, 인터넷에서 떠돌던 오뉴블이 무슨 약자인지도 몰랐던 사람...
이게 이미 2014년 작인 줄도 몰랐던 화석...
그러다 얼마 전 넥플을 떠돌다 정말 우연히 클릭했는데,
매회 k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극적인 결말에
이어, 이어,,, 결국 다 봐 버렸다!
(이렇게 ebs를 봤으면 지금쯤 신림동에서 줄기세포 연구하고 있을텐데)
파이퍼는 평범한 집안의 나름 똑똑한 뉴요커 금발 백인 여자.
단지, 좀 나내는 스타일? 궁금한 것 못 참고 그런...
약혼자 래리도 그런대로 잘 사는 집안의 나름 똑똑한 글쓰는 남자.
성격도 온순하고... 성균관대 인문대 도서관 앞에서
밤 11시에 자판기 커피 마시며 잠 깨우고 있을 것 같은 남자.
둘은 사랑하고 파이퍼는 청혼까지 받지만, 10년 전의
범죄 사실이 드러나 1년 동안 감옥에 수감된다.
물론 래리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음.
파이퍼는 20대에 알렉스라는 여자와 우연히 사귀었는데,
알고 보니 알렉스는 마약 전달책 지능범.
하지만 사람 죽이거나 하지도 않고, 나름 책도 많이 읽어서 똑똑하고
사리 분별도 잘 하는 사람. 그저 그녀의 직업이 프로 마약 전달책일 뿐.
아무튼,
젊었던 파이퍼는 알렉스와의 해외 여행과 럭셔리한 라이프가 그저 신났고,
결국엔 알렉스의 일을 돕게 된다.
그 후 일이 틀어지고 이모저모 겁이 난 파이퍼는 알렉스와 헤어지게 되고
지금의 래리와 사귀게 된 것임.
아무튼 우연히 교도소에서
수감된 알렉스를 다시 만나게 되고...
여러 일을 겪게 된다.
래리와도 멀어지고,
파이퍼는 알렉스와 다시 사랑에 빠지고,
래리는 파이퍼의 절친인 애 딸린 유부녀와 자고,
나중에는 결혼해서 애까지 낳고 잘 산다.
드디어 출소한 파이퍼.
하지만 몇 년이 더 남은 알렉스.
그 둘은 교도소에서 결혼까지 올렸지만,
결국 래리가 그런 것처럼,
파이퍼는 다른 능력있는 여자와 데이트를 하고,
알렉스도 교관과 은밀한 관계를 맺는다.
하지만 알렉스는 여전히 파이퍼를 사랑함.
머리가 복잡한 파이퍼.
충동적으로 래리 집에 가게 된다.
래리는 새로 태어날 아이와 새 와이프를 위한 거실 꾸미기로 한창 바쁨.
애 엄마인 파이퍼와 동업했던 절친은
지금 아주 잘 나가서 나가고 없음.
파이퍼는,
원래 자기가 래리와 동거하며 살았던,
평온하고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던 그 집에 들어와
오열한다.
"이 거실이 내 거실이었을 수도 있었어."
"저 아기 침실이 내 것이었을 수도 있었어."
"아니, 파이퍼. 그럴 수는 없었을 거야."
"넌 안정된 삶을 살고 싶어서 나를 선택했었지. 하지만 너는 알렉스를 사랑하잖아."
"너는 너의 선택을 했고, 그리고 너의 선택을 할 거야."
가슴이 아팠다. 화면을 정지하고 조금 생각에 잠겼다.
마지막 장면.
오하이오로 이감된 알렉스.
그리고,
스벅에서 열심히 알바를 마치고
알렉스와 기쁘게 면회하는 파이퍼.
우리는 현재의 삶에 각자 만족하거나 증오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사실 이 현실을 선택한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이것이 우리의 인생이고
우리는 모두 각자 자기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어떤 누구와의 것과도 비교될 수 없고
함부로 선악의 잣대를 들이밀어서도 안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자신의 진실한 마음을 따랐냐는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