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2026년 나의 목표

by 꽃피랑

아이를 키우다 보면 그 시절의 나를 마주하게 된다.


지난 월요일, 아이의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코로나 때 입학해서 학교도 잘 못 가고

부모님의 도움 없이 맞벌이로 키우느라 힘들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한편으로는 초등학교 때의 내 기억도 떠올랐다.

행복한 어린 시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난 그렇지 못했다.

처음부터 환영받지 못했던 아이로 태어났고

부모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말들을 나에게 하곤 했다.


'너만 안 생겼으면 엄마가 미국으로 갈 수 있었을 텐데.'

'너만 없으면 우리 집은 행복한데. 네가 문제야.'

'네가 동생보다 잘하는 게 뭐가 있니?'


그때는 어디서나 폭력이 일상인 시대였고

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부모님에게 신체적 폭력을 당하는 것도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미화되었다.

맞는 이유라도 정확히 듣고 종아리나 손바닥을 맞았다면 그렇게 억울하지 않았을 텐데.


하지만 그런 일들을 버티면서 지금의 나로 성장했다.

그때 나에게 모질게 했던 부모님도 딸아이의 졸업식에 참석하여

아이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가족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 들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30년이 지났어도 치유되지 않은 흔적들이 남아있다.


그게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년에는 부모님이나 남편, 아이보다도

나를 치유하는데 집중하고 사랑하기로 했다.


이제 아이도 어느 정도 커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늘어난다.

아이가 나를 원하면 돌봐주겠지만

아이가 원하지도 않는 관심을 주며 잔소리하기보다는,

나 자신이 나의 엄마가 되어 나를 돌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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