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알 수 없는 불안함
내 브런치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았던 글은 정책지원관 채용꿀팁이었다.
꾸준히 정책지원관 관련 채용공고가 올라오고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어제, 고민 끝에 그 글들을 지웠다.
2022년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면서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지원관 제도가 생겼다.
나 역시 운 좋게 그러한 흐름을 타고 지방의회에서 일하게 되었다.
일을 통해 지방의회에게 어떤 권한이 있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었다.
들어올 때 자부심에 빛나던 공무원들이 왜 복지부동한 사람으로 바뀌는 지도.
하지만 앞으로 정책지원관 제도는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
현재 정책지원관은 의원 2명 당 지원관 1명이 배정되는 구조이다.
의회에 따라 다르지만 어떤 곳은 담당의원을 배정하기도 하고, 부서에 따라 업무를 나누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정책지원관은 임기제공무원으로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의회의 공식적인 업무가 아닌, 의원 개인 홍보나 출판기념회 같은 정치적 행사는 지원할 수 없다.
행정안전부에서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여전히 정책지원관들은 의원들이 요구하는 일들을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 2년이나 1년마다 계약갱신을 해야 하고 최장 5년 정도 일할 수 있는 위치라 항상 불안하기 때문이다. 2025년 10월 용혜인 의원의 조사에 따르면 정책지원관 중 절반이 출퇴근 운전, 대학원 과제 대리 수행 등 '의원의 갑질을 경험했다'고 대답했다. 요즘 국회의원의 갑질이 이슈화되고 있는 걸 보면 여기서 갑질하는 의원들도 결국은 누군가에게 갑질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쩌면 특정 사람만 갑질을 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정치 문화 자체가 아직 그 수준인가 싶기도 하다.
얼마 전부터 지방의원들은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지방자치법에 들어가 있는 의회 관련 내용을 별도로 빼서 '지방의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방의회법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지금 의원 2명 당 1명씩 배정되는 정책지원관을 의원 1명당 보좌관으로 배정해 달라는 것이다. 별정직 공무원인 보좌관은 의원의 비서 역할을 하며 의원이 원하는 사람으로 채용할 수 있다. 정치적 중립 의무가 없고 의원의 임기에 따라 임용되거나 면직처리된다. 아니, 의원이 해고하겠다고 통보하면 그걸로 끝이다. 하지 않아야 할 일을 규정한 지금도 이것저것 요구하는데 별정직 보좌관이 되면 거부할 명분조차 사라진다. 제도를 바꾸기 전에 의원의 갑질 방지책부터 마련해야 되는 것이 아닐까?
나 역시 이번 상반기에 마지막 2년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그 사이에 지방의회법이 제정되고 나면 다음에는 아예 별정직 보좌관으로 채용하는 것으로 바뀔 수도 있겠지. 그렇게까지 이 일을 하고 싶은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을 모르겠다. 그런 불안 때문에 오늘도 나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