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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는 한국어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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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외맘의 방구석 사업일기 Jun 18. 2020

바닷빛 하늘을 가진 나라 멕시코

해외에서 한국어로 꿈을 만나다.

초록색 축구 유니폼, 라쿠카라차, 루차도르, 프리다 칼로.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맞습니다. 바로 멕시코입니다.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라쿠카라차`의 나라 멕시코는 남한만 한 크기 31개의 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구는 약 9600만 명으로 세계 10위, 공식 언어는 스페인어입니다. 국민의 88%가 유럽인과 원주민의 혼혈이며, 10%는 토착민과 원주민으로 이루어진 대국입니다. 멕시코는 세계적인 휴양지 칸쿤, 고대도시의 피라미드, 에메랄드빛 카리브 해안까지 다양한 모습을 지녔습니다. 아침이면 바닷빛보다 파란 하늘을 매일 볼 수 있는 곳, 여기는 멕시코입니다.

해외에서 한국어로 꿈을 만나다.

어느덧 멕시코에서 8년째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한국어를 교육하는 한국어 교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결혼 후, 2년 반남짓 서울생활을 마치고 구호단체 단원인 남편을 따라 이곳에 왔으니 이제는 저의 제2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죠.

제가 사는 곳은 멕시코 최남단이자 과테말라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치아파스(Chiapas)입니다. 수도 멕시코 시티에서 비행기를 한 번 더 타고 다시 차로 4시간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한국에서 아주 먼 곳입니다. 이곳에 오는 내내 창밖을 통해 보이는 건 엉성한 나무집과 폭신해 보이는 잔디 위에서 여유롭게 풀을 뜯는 양 떼, 그리고 우물에서 물을 긷는 아낙네들. 이것이 멕시코와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도저히 도시라고는 나타날 거 같지 않은 시골길을 달리자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작은 도시가 나왔습니다. 이름도 예쁜 코미탄(Comitan). 이곳이 우리가 살 도시였습니다. 그렇게 낯선 땅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멕시코 정부의 정신 인가를 받은 초. 중고 기숙사형 사립학교입니다. 현재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300여 명이 재학 중이며, 이곳에서 한국어 특별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말이 통하지 않아 아이들과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멕시코는 치안이 불안해서 남편 없이는 아무 데도 갈 수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남편은 일 때문에 바빴고, 홀로 남은 저는 점점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학교에서 한국어를 교육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한국어 원어민으로서 가진 자신감`으로 시작한 첫 수업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설렘, 떨림, 긴장,,, 한국어 원어민의 자신감으로 시작한 저의 첫 수업은 폭망 ;;학생들 앞에서 아무것도 준비된 것 없는 저는 그냥 아시아 외국인 아줌마였을 뿐입니다.

하지만 멕시코 학생들은 이런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수줍고 말도 통하지 않았지만, 학교에만 가면 항상 학생들에 둘러싸여 지냈습니다. 마치 연예인이 된 기분이었지요. 말은 통하지 않아도 외국인 아줌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좋아해 주는 멕시코 친구들 덕분에, 저는 조금씩, 이 낯선 땅에 정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또 24개월 된 쌍꺼풀 없는 제 큰 딸 비비는( 멕시코 사람들은 100% 쌍꺼풀이 있습니다;;) 학교의 인기스타가 되어 멕시코 언니 오빠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어쩌다 한국어 교사가 되어 제2의 인생이 시작되었습니다. 과연, 제가 잘 해낼 수 있을까요?

긍정샘 김소현

멕시코에서 8년째 멕시코 현지 고등학교의 한국어부 팀장을 맡고 있다. 동시에 한국에서 유학 중인 멕시코 유학생들의 한국에서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스페인어 원어민 선생님이 필요한 한국분들에게 스페인어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또 멕시코 현지의 인디헤나들이 만든 수공예 품을 한국에 소개하는 BBB마켓 브랜딩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