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의 숙명, 냉장고 파먹기

* 카레우동

by 보나

자취의 장점, 엄마가 없다.

자취의 단점, 엄마가 없다.


본가에선 눈치가 보여 못 먹는 음식이 몇 있는데 첫 번째 라면, 두 번째 과자, 세 번째 뿌링클 같은 시즈닝 치킨이다. 혼자 사니 위 음식들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자취 초반엔 라면을 거의 매일 먹었다. 평생 먹을 라면을 이 시기에 다 먹은 것 같다. 토핑을 다양하게 하면 다른 라면 같아져 변화구도 종종 줬었지. 후식으론 몽쉘 같은 단 과자를 먹어준다. 저 조합으로 몇 달을 먹다가 라면을 끓이는 것조차 귀찮아져 사 먹게 되었다. 마라탕, 엽떡 등 밖에서 끼니를 때웠더니


짜잔~ 알거지가 되었습니다.


치솟는 엥겔지수에 냉장고를 파 먹기로 한다. 처음엔 유물을 발굴하는 것 같고 재밌다. "어?! 만두다!" 냉동실 구석에서 만두를 발견했을 땐, 산삼을 발견한 심마니가 부럽지 않다. 하지만 맛있는 재료가 떨어지면 흥미도 떨어지지. 이땐 남은 재료가 증식하는 건지 먹어도 먹어도 끝이 안 보인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음식 TOP3


카레, 곰탕,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반찬.

가자미눈으로 냄비를 바라보며 말한다.



그래, 오늘 끝장을 보자.

아따맘마 카레 우동 레시피를 참고했다.

재료

남은 카레, 우동면, 물, 쯔유


조리 방법

물을 넣어 꾸덕해진 카레를 풀어준다.

우동면을 넣어 삶아준다.

쯔유를 한 두 스푼 넣어준다.

면을 그릇에 담으면 완성이다.


작은 팁

쯔유를 세 스푼을 넣었더니 짰다. 물을 넣고 간을 본 후에 취향에 맞게 쯔유를 넣는 것을 추천한다.


***


남은 건 냉장고를 가득 채운 토마토들이다. 일반토마토는 아직 단단해서 괜찮다. 문제는 방울토마토다. 몇 개가 물러지기 시작해 빨리 먹어야 한다.


"어휴, 저걸 언제 다 먹지?"

자취생의 숙명은 계속된다.



+ 추천글에 제 글이 올라왔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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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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