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마흔이 넘으면 아주 늙어 보였고, 나와는 무관한 사람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누구나 그러하듯 우리는 나이를 먹는다.
사건 사고가 많은 세상에 마흔두 살이나 잘 살아온 내가 기특하고 대견할 정도이다. 뭐 평지풍파야 없었겠느냐만은, 말하면 모두 할 말을 잃게 만들어 버릴 정도의 사건도 겪었고, 지금도 평화롭지만은 않지만,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직장도 있으며 남편과 아들, 그리고 딸도 있다. 참 개 아들까지.
와, 이만하면 엄청 잘 살고 있네.
이제 나에게 남은 건 이 몸뚱이 건강히 유지시켜서 아이들이 독립할 때까지는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 의무이다. 운동과는 담쌓고 살고 있으며 지금도 운동은 정말 하기 싫어하는 내가 올해부터 자전거, 만보 걷기, 홈트 등등 여러 가지 운동을 하고 있는 이유이다.
그러던 와중 아파트 게시판에서 광고 글을 보게 되었다.
-뼈만 빼고 다 빼줘요. 건강한 다이어트 점핑!
그리고 홀린 듯이 동네 점핑 다이어트 센터에 등록을 했다.
첫날은 다행히도 생리 중이었다. 생리 중인데 다행이라고 한 이유는 바로 생리대 덕분이었다. 음악에 맞춰 내로우켓, 와이드켓을 하는데 어, 이건 생리가 아니고 소변이 줄줄 흐르는 느낌이 강력히 오고 있었다. 그래도 생리대를 했으니 괜찮을 거라고 나를 다독이며 운동을 끝마쳤다.
운동 후 당황스럽게도 다들 모여 앉아 셰이크를 마시게 되었다. 엉덩이가 불편한 나는 셰이크를 원샷하고
"저는 이만 가겠습니다." 하며 일어났다.
그때였다. 하얀 방석이 빨갛게 물들어 있는 게 아니겠는가. 단순히 생리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직감했지만 "방석은 제가 빨아올게요." 크게 소리치고 황급히 센터를 빠져나왔다.
점핑을 할 때마다 방광이 열린다.
출산을 세 번 한 나는 말로만 듣던 요실금 환자가 된 것이었다.
이런 사태는 사실 진즉부터 알고 있었다. 5년 전 어느 날 줄넘기를 하러 나갔다가 흐르는 소변으로 인해 5분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은 내가 소변을 안 보고 나가서 그런 것이라는 자기 위안을 한 채, 재채기를 할 때 찔끔찔끔 나오는 것은 출산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그러할 것이라는 생각을 무려 5년 동안 간직하고 살아온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점핑 운동 회비를 덜컥 결제해 버리고 온 나는 돈이 아까워서라도 점핑 운동을 계속 나가야 했다. 운동 자체는 스트레스도 풀리고 재미도 있다. 문제는 내 방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