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커피와 작별을 고하며

by 새벽책장
세계 보건기구는 설탕을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하루 권장 섭취량을 50g에서 25g으로 낮췄습니다. 미국 심장학회도 성인 남성 36g, 성인 여성 25g 미만으로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단 걸 몹시 좋아했다.

엄마는 저러다 큰일 난다고 늘 말씀하셨다. 과자 한 봉지 뜯으면 당연히 다 먹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남편을 만나고 과자 한 봉지를 다 안 먹는 사람도 있구나, 처음 알았다.

그래도 아이러니하게 남편은 비만이고 나는 정상이다. 그래서 더 자만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 건강에 대해서.

나는 아메리카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는 "맥루떼"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지안이는 그 특유의 쓸쓸한 무표정으로 맥심 노랑이를 두 개 딱 뜯어 쿨하게 마신다. 멋있으면 다 언니라고, 맥주도 아닌 맥심 2 봉지 원샷이 왜 그리 멋있어 보였나 모르겠다.

원래 맥심을 좋아했지만 두 봉지는 생각지도 못한 아이템이었다.


freeboard_77943474.jfif 출처 tvN 나의 아저씨


그 해 겨울 어느 날 문득 지안이의 맥심 2 봉지를 떠올리며 출근하자마자 커피포트에 물을 한가득 채웠다. 그리고 탕비실에 놓인 루카스 나인 라떼와 맥심 연아커피 두 봉지를 조심스레 섞어보았다.

부드럽고 진했다. 심지어 아침밥을 거른 워킹맘의 배를 두둑하게 채워주기까지 했다. 밥 대신 믹스 2 봉지를 큰 컵 가득 부어 마시는 지안이의 마음에는 따라갈 수 없지만 말이다.

그 이후 맥루떼(맥심+루카스 나인 라떼)는 나의 최애 커피가 되었다.


맥심과루카스나인.jpg

화이트 골드의 당류는 5.7g이고 루카스 나인은 2.3g이다. 둘이 합해 8g의 당을 섭취하는 것이다. 이런 맥루떼를 어떤 날은 하루 3잔씩 마실 때도 있었다. 믹스를 6 봉지나 마시는 것이다.

불혹의 나이에 이렇게 내 몸을 혹사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시면 마음까지 따뜻해지고 부드러워지는 맥루떼는 하루 한 잔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혹자는 커피를 끊어야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하지만 누구에게나 힐링 포인트가 있다.

동트기 전 새벽에 마시는 맥루떼가 하루를 시작하는 나에게 작은 즐거움이다.


달콤하고 부드럽고 진한 맛이 필요한, 겨울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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