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고 싶어서 선택한 미라클 모닝
혼자 있는 새벽 4시의 힘(김세희)
미라클 모닝을 시작한 지 5년 차다. 한창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을 할 때 마치 유튜버처럼 사회 수업을 녹화해서 수업자료로 올렸다. 그때 유튜버의 세계에서 새로움을 맛보았다.
물론 유튜브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종종 봤고, 정보가 필요할 때 유용하게 사용했다.
하지만 당시 우리 집 꼬맹이들은 진정한 꼬맹이어서 유튜브를 보지 않았고 나 또한 유튜브보다는 넷플릭스를 보거나 책을 봤다. 내가 유튜버가 될 줄을 몰랐지만 해보고는 싶었다.
당시 미국 변호사 김유진이라는 유튜버님의 미라클 모닝 영상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따라 해보고 싶은 욕구가 강렬하게 들었다. 새벽에 나 혼자 있는 시간이라니 얼마나 근사한지.
우리 집 꼬맹이들이 아주 꼬맹이라서 나는 절실하게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다. 그녀를 따라서 내 핸드폰 알람은 5년째 "일어나라, 인생이 바뀐다."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헛헛한 웃음이 나온다. 지난 5년 동안 내 인생은 바뀐 게 하나도 없었으니까.
꼬맹이들은 커서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였고 어린이가 되었다. 조금씩 자아가 생기고 나의 손길이 가는 일들도 점차 적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쓸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생겼다. 그러나 여전히 나에게는 혼자만의 적막한 시간이 필요했고, 나는 그렇게 조용한 정적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5년 동안 내가 미라클 모닝을 하면서 좋았던 점은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다는 것과 일찍 일어나서 멍 때리기를 할 수 있다는 것밖에 없었다.
새벽글쓰기를 하기 위해 가열하게 시작한 브런치는 일 년이 채 되지 않아 유령 플랫폼이 되었고, 그러던 와중에도 간간히 구독자가 늘었으며 가끔씩 어떤 글을 1000명이나 봐주었다는 알람이 떴다.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은 오래되었다. 하지만 내 글을 일기장에 써서 혼자만 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게 바로 욕망이었다.
"혼자 있는 새벽 4시의 힘"은 제목만 보고 끌린 듯이 구매했다. 새벽 4시도 매력적이고 혼자 있는 건 더 매력적이니까.
새벽기상을 하고 이것저것 해봤지만 역시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새벽시간을 가장 사랑한다. 돌고 돌아 그 흔한 명상도, 스트레칭도 양치질도 하지 않고 커피 한 잔 마시며 책을 펼친다. 눈은 뻑뻑하고 다리는 무겁지만 독서대를 들고 와서 식탁에 앉는다.
얼마 전에는 새벽책장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를 시작했다. 브런치를 시작하며 하루하루 내 글의 조회수를 확인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구독자가 늘어날까 봐 조회수가 폭등했을까 봐 기대감을 가지고 유튜브 앱을 들락거린다.
무엇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지만 내 나이 불혹이 넘어 시작한 글쓰기와 유튜브가 나를 또 어디로 이끌지 궁금해 죽겠다.
새벽시간은 한정적이고 동이 트면 나는 또 조급해진다. 아이들 아침밥을 매우 조촐하게 대충 차려놓고 아이들을 깨워 앉히고서 서둘러 출근을 한다. 언제쯤 경제적 자유를 얻어 출근하지 않고 글만 쓰고 책만 읽을 수 있을까.
뭐라도 되겠지, 그래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유튜브를 찍는다. 그 밑바탕에는 독서가 있다. 책이 좋아서 책만 읽다가 죽고 싶다.
이 책은 재테크 유튜버 세빛희님이 쓰신 글이다. 그래서인지 경제 공부와 브랜딩 하기로 경제적인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행동이 제시되어 있다. 나는 부동산과 경제에는 젬병이지만 독서로 경제적인 자유를 누릴 거다. 아마 십 년쯤 후에는 나도 작가가 되고 유튜브 구독자가 만 명 정도는 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왜냐하면 나는 벌써 새벽기상 5년 차의 꾸준함이라는 무기를 가진 악바리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책을 읽고 싶고, 영상을 찍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건 복일까 저주일까.
벌써 6시. 희뿌옇게 하늘이 밝아온다.
오늘을 사는 이 글을 읽어준 모든 이의 삶도 밝아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