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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Lim Aug 10. 2017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이런 커뮤니티에서 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일곱을 지닌 사람들

 요즘은 뭐랄까 연애를 하고싶다기보다는 그냥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커뮤니티 꾸려서 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게 다자연애라는 단어로 표현될 수도 있겠고, 쉐어하우스라는 단어 혹은 청년공동체로 표현될수도 있겠고, 뭐 표현이야 각자가 좀 더 중요히 생각하는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각 단어의 정의는 개별적일테니까. 음. 내가 원하는 '커뮤니티'라 함은 어떤 구성원들로 이루어져있음 좋겠냐하면은






1. 자기 인생 소중한 줄 안다. 그래서 뭐든 진정성 있게, 심도 있게, 본질에 가깝게 대하고 취하고 행할줄 아는 사람들.


- 뭐 꼭 열심히 살아야한다. 성공해야한다. 전문성이 있어야한다. 이런게 아니다. 그저 뭐가 중요한지 알고, 그 중요한걸 중요하게 대할 줄 아는 사람이면 충분하다. 그게 각자의 길에 따라 일반적인 사회적 기준에서의 '성공'으로 보여질수도 있는것이고, '전문가'로 보여질수도 있는것이고, '성공한 덕후'로도 보여질수 있는 것이다. 표현은 중요하지 않다. 본질은 동일하다.






2. 타인의 감정과 감성과 이성에 공감할 줄 아는 사람들.


- 그렇다고 해서 꼭 동조해야한다. 이게 아니다. 어떤 사람이 슬퍼하길래 옆에가서 같이 그 슬픔을 나눴어요. 이게 아니다. 어떤 사람이 슬퍼하더라. 그 사람이 이러이러해서 슬퍼한다더라 혹은 이래해서 슬퍼하는것 같더라 정도면 충분하다. 아니 사실, 저 사람이 슬프구나. 정도로만 끝나는 사람이면 최고겠다. 인간에게 감정이란게 존재하고, 그것이 있다는걸 인정하고 어떠한 감정상태구나. 정도만 공감할 줄 알면 되겠다싶다.

 

 요즘에는 너무나도, 타인에게 무관심한. 아니지, 너무나도 타인에게 무자비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무섭다. 무자비하다는건 공격만을 뜻하는게 아니라, 오지랖과 관음과 멸시와 동정 등 모든것을 포함하다. 함부로 자신의 감정,감성,이성을 타인에게 휘두르는, 그런 무자비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타인의 감정,감성,이성이 그저 있다는 사실만 명확히 인지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충분히 내가 행복할 것 같다.







3. 모르는걸 모르고, 아는걸 알 줄 아는 사람들.


-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이다. 모르는건 모르는거다. 무엇보다, 모르는걸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본인도 인지하고 알고 있어야한다. 예를 들어, 나는 페미니즘에 대해서 잘 몰라. 그러니까 조심스러운 자세로, 하나하나 잘 배워나갈게. 내가 틀리면 말해줘. 너의 그 한마디가 참 수고스럽겠지만, 나한테는 정말 행복하고 기쁜 배움이 될거야.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르는건 모르는거다. 그거에 대해서는 알던가 혹은 평생신경끄고 살던가 둘 중 하나의 행동만을 취해야한다(후자를 취한다고 그 사람이 틀린 사람은 아니겠지만, 글쎄 난 참 슬플것 같다. 모르는 것에 대해 모르므로 신경끔이라는 결론이 나온다면)

 

 그리고 아는건 알아야한다. 뭔말인고 하면은, 아는거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소리다. 저는 마케팅 고수입니다 촤하핫 하고서 자본을 이상한데 꼬라박거나, 내가 정치에 대해 좀 알지. 하고서 너는 마 정치도 모르면서 마! 뭐 말하지마 마! 이렇게 하거나 하는 사람은 싫다는 소리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자신이 아는 것에 대해서, 명확하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알고있고 딱 그 아는만큼만 알고 있다는걸 인지하고 있는 사람? 이런게 분명할 수록, 커뮤니케이션도 잘 되고, 무엇보다 앎과 삶에 있어서 진중하고 멋있을게 뻔하다. 조금만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앎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4. 응조까정신이 있는 사람들.


- 정확히 말하자면, '웅, ㅈ까~'라는 톤앤매너가 있는 사람을 말한다.  세상의 불합리에 대해서, 그러니까 당연하게 지켜야하는 것에 대해서 혹은 당연하게 논의해야하는 것에 대해서 개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아이고, 이게 사실은 그렇지 않구요 이러이러해서~~~~' 라고 말을 길게 설명하면서 설득하려하거나 '아니 너는 이러이러해서 틀렸어 이건 이거라니까?'라고하면서 이기려고하는 사람들 말고, 그런 개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응 ㅈ까~'정신으로 무시하고, 할 일 하는 사람들이 좋다. 사실 개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대화가 안통해서, 설명.설득.논쟁.논의.가 필요없다. 그저 무시하고, 할 일을 하면, 결국 시체는 떠내려가게 되어있다. 이게 좀 슬픈 일이긴한데, 나는 모든 인간은 현명한가라는 명제에 대해서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을 내린 사람이라서(이 대답을 내리기까지 정말 힘들었다. 앞으로 만날 누군가를 잠정적으로 포기하는 일일테니까. 사람을 포기하는 일은 항상 힘들지) 무시할 사람은 무시하고 살아가야한다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마인드의 사람들과 함께라면 행복할것 같다.







5. 패러다임을 뛰놀줄 아는 사람들.


- 그러니까 이거 저 한 줄로는 오해를 살 수도 있겠는데, 명확히 하면 이거다. 지금 일단 자본주의 패러다임이다. 그럼 자본주의 패러다임 안에서 먹고살려면 돈을 벌어야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 좋다. 돈이 필요할땐 벌어야한다. 그렇지만 또 자본주의 패러다임에 갇힌 사람이 아니라서, 돈에 갇힌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소리다. 필요할때 필요한만큼 돈을 추구하고, 아닐때는 자본주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서 자신 인생의 무언가를 혹은 인류의 무언가를 혹은 고양이를 위한 무언가를(?) 좇는 사람이 좋다는 소리다. 

 

 말 그대로. 패러다임을 '뛰놀줄 아는' 사람들. 특정 패러다임에 갇히지 않은채, 그렇다고 그 중요성을 모르는것도 아닌, 정확하게 그 범위와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지하고, 그에 알맞게 대하고 취하고 행하는 사람들. 이런 이들과 함께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일할땐 일하고, 프로젝트할땐 프로젝트하고. 사랑할 땐 사랑하고.







6. 개인의 취향이 확고한 사람들.


- 왜 그런말 있지 않은가. 예측 불가능한 착하고 일 잘하는 상사보다는, 예측 가능한 못되고 일 못하는 상사가 낫다는. 

사람의 취향이, 특성이 명확하고 확고해서, 알면 알수록, 아 이사람은 참 이 사람답다. 그런 사람이 참 좋다. 보통 이런사람들은 주로 취향이 확고하지만 매우 복잡다단해서 알기 어려운 사람들에 속하긴 하지만, 이런 사람들처럼 믿음직한 사람이 없고, 좋은 사람이 없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이런 사람은, 일관성이 있어서, 갑작스럽게 나에게 '나 사실 너 사랑하지 않아'와 같은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하지 않을테니까(내가 연인에게 실제로 들었던 소리라 아직도 깊은 상처로 남아있는 문장이다.) 일관성이 없는, 개인의 취향이 확고하지 않은 이가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같이 있으면 내 마음이 힘들다. 

 나는 이게 좋아. 나는 이게 싫어. 나 이거 싫어하니까 내 앞에선 이런거 자제 해줬으면 좋겠어. 이런 사람이 좋다.







7. 인류가 포유류라는걸 아는 사람들. 마더네이쳐의 뜻을 아는 사람들. 우주의 먼지라는 단어를 아는 사람들.


- 이건 별 이야기 아니다. 생명은 소중하다는걸 아는 사람들. 개미의 삶도 소중해. 그러니까 길 갈때 조심히. 모기의 삶도 중요해. 난 피 뜯기고말아. 이런 사람이어도 상관없다. 모기정도는 죽여도 괜찮아! 이런 사람이어도 상관없다. 그렇지만 '개새끼를 왜 밖에 데리고 나와요!' 라고하는 사람은 싫고, '우리개는 안 물어요 ㅎㅎ' 하는 사람도 싫다. 생명이 소중한 걸 아는 사람이 좋다. 굳이 설명을 더 하자면, 모기든 개미든 생명의 경중은 누가 정한게 아니라 개인에 따라 달리한다. 다만, 모기의 삶도 중요시하는 사람이 타인의 삶을 업신여기는 사람이라면 싫을 것이다. 자신의 인생이 소중한걸 아는 사람이, 타인의 친구 혹은 사랑하는 이 혹은 가족일지도 모르는 개한테 '개새끼'라고 말하는건 싫다. (본인의 삶도 '-새끼'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면 인정하겠다) 그리고 자신의 개의 삶이 소중한걸 아는 사람이, 맹견종에게 입마개 안한채 밖에 나와서 타인의 삶을 공포로 물들이며 '우리개는 안물어요ㅎ'라고하는것도 싫다. 사람이 어떠한걸 추구하든, 어느정도의 경계선까지 생명을 존중하든, 인정하든 상관 없다. 그건 개인의 선택. 다만 그 생명이 중요하다는것만 알았으면 좋겠다.





 와, 이 글은 쓰다보니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 더 쓰고싶은말은 많지만 자잘자잘한것들이라 크게 상관없지싶다. 위의 일곱개 항목을 충족하는 이가 한 명이라도 있고, 그 사람과 내가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다면 (최대한 가까이 살면 더행복하겠닿ㅎㅎㅎ) 정말정말 행복한 삶일 것 같다


 . 내가 유튜브 영상에서 강아지 뛰노는 영상보고 링크를 보내면서 '뀨><' 이렇게 카톡을 해도 이 사람은 나에게 '꺄 ><'라고 카톡오거나 '미친 ㅡㅡ' 이라고 카톡오거나 고양이 영상을 답례로 보내오거나 할 것 같은데, 뭐가오든 행복할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곳에서 삶을 영위한다면. 하. 더할나위 없이 좋은 삶이었다 마침표. 라는 문장을 매일매일 읊을 것 같다.



아 욕심 두개만 더, 고양이를, 그리고 맥주를 좋아하면 더 좋겠다.






나는 사케를 마시고, 너는 애플사이다쥬스를 마시며, 나는 연어회를 먹고, 너는 케밥을 먹어도 좋아. 같은걸 먹어도 좋겠고, 다른걸 먹어도 좋겠다. 같은걸 봐도 좋겠고, 다른걸 봐도 좋겠다. 

어찌되었든,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고 있을테니까. 

나는 너를 알고, 너도 나를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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