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냥 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lLim Jul 25. 2018

분기별 인생을 살기로 결정했다.

인생은 3개월 단위. 길어봤자 3년.

일이 바빠, 몸이 안 좋아, 힘이 없어.


여러 변명을 대면서 살다보니 인생을 사는게 아니라 인생을 살아내고 있었다.

내가 인생을 사는게 아니라 인생이 나를 쳐내고 있었고, 생각한대로 사는게 아니라 사는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글도 안 쓴지 2개월이나 되었다.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이후로 이런 일은 처음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나로 정제하는 것. 내가 진짜 내가 되어가는 과정인데 이걸 두 달이나 안하고 있었으니, 일이 바쁘다고, 몸이 안 좋다고, 힘이 없다고, 육체적인 핑계가 정신적인 피폐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에 스스로를 다잡고자, 이렇게 글로 앞으로의 계획을 남겨본다.


계획이란건 글로 남길수록, 그리고 공표할수록 더욱 성공확률이 높아지니까. 그리고 적어도 계획대로 하지 못했을 때,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까. 부끄러운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면, 부끄러워야할 때 충분히 부끄러워야한다. 그래야 그 다음에 그런 행동과 생각과 양태와 삶을 지니지 않을테니까.






갑작스레 인생 계획을 세우자니 막막하다. 기업의 브랜딩조차 수년이 걸리는데, 한 개인의 브랜딩 또한 이에 못지 않겠지. 내 개인적 성향과 취향, 흥미도와 호기심 등을 고려했을 때 3년을 지나는 목표는 무의미하고 그 이상의 긴 인생 목표/계획은 더욱 무의미한 것 같다.


물론 전체적인 인생의 결과 인생의 방향성은 이미 몇 년전에 바로잡았다.


본질을 좇으며, 본질에 함몰되지 않는 삶. 라는 문장이 인생 최대의 기치이며


나는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정당한 도덕 격률을 지키고 있는가?

나는 정말로 내 인생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나는 정말 진짜 '삶'을 살고 있는가?


라는 네 문장을 사고와 행동의 준거로 삼고있다.


이 준거와 기치에서 벗어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가운데 내 성향/취향/흥미도/호기심에 맞는 것들을 취하고 달성 할 수 있는 3년 이내의 계획.


이렇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선 3년 뒤 내가 달성할 목표는, '내 사업을 시작한다'이다. 아무렴 쌩뚱맞고 갑작스러운 계획이긴한데, 근래에 봤던 문장들 중에 '인생을 가장 몰입해서 살아보고싶다면 창업을 해라'라는 문장이 마음을 심히 때린지라, 그리고 일을 하면서 마음에 안 드는 것. 마음에 드는 것들 투성이인지라, 그 모든 것들을 해결하고 달성하기 위해 '내 사업을 시작하자'로 단기적인 목표를 틀었다. 2021년 여름의 어느 날, 서른셋의 나는, 사업을 시작한다.




그렇다면 그 3년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좀 더 계획들을 잘게 나눠보기로 했다.



우선 내 인생 패턴이나 궤적을 돌아보면 나는 분기별로 변화가 잦거나 무언가에 대한 습득이 이루어졌다. 대학생 시절만 해도 무언가 하나를 일궈내고 이해하는데 반기는 걸렸던 것 같은데, 어찌 살다보니 그 텀이 짧아진 듯 하다.


사실 무언가를 알거나 이해하기에는 몰입된 '한 달'이면 충분하다고 당장 몇 개월전까지만 해도 생각했지만, 한 달이라는 기간에 무언가를 알거나 이해한다는 것은, 분명 '이해'를 이뤄낼 수는 있으나 '본인만의 아집에 빠진 상태'에서 이해를 일궈내는 것 같아서 '한 달'은 제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라는 사람은 무언가에 대해 아집에 빠지더라도 이해하는데 한 달, 그리고 그 아집에서 벗어나려고 된통 두들겨맞고 혼란스러워하는데 한 달, 그리고 다시금 빠져나와서 주관적인 뷰를 가진채 객관화를 이뤄내는데, 다시 말해 본질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본질을 좇는데 한 달이 걸린다.


나를 위한 최적의 인생 주기는 3개월, 그러니까 분기인 것이다.




 그렇다면 3년 뒤의 목표를 위한 3개월짜리 분기 12개를 세워보자. 라고 생각을 했더니, 왠걸, 나는 3개월 뒤의 나를 예측할 수가 없었다. 아마존은 내년의 결과는 이미 작년에 이루어졌다고 말할 정도로(딱 이 문장은 아니었지만.) 계획이 있고 예측이 있다지만, 나는 아직 3개월 뒤의 나를 예측할 수가 없다. 나는 나의 기치와 준거에만 어긋나지 않는다면, 어디로든 튀어나갈 심상이 있는 사람이란걸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이에 매 순간의 첫 번째 분기별 계획과 목표만 짜기로 했다.


현재 글을 쓰는 시점은 2018년 7월 25일. 보통의 2/4분기인 4,5,6월은 지났고, 3/4분기인 7,8,9월을 잡기에는 벌써 25일이 지났지만, 원하는 인생을 위해 과감하게 3분기를 내 첫 번째 계획의 시작점으로 정해본다.




첫 번째 분기 계획(2018년 3분기)




1. 유튜브를 시작하고 동영상 세 개를 올린다.

 늘 꿈꿔왔던, 책을 읽고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한다. 책리뷰도 아니고, 책추천도 아니다. 그저 독서모임을 주최했던 내 자신의 습관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책을 읽고, 그 책을 소화한 나 자신의 관점과 방식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한다. 책 자체를 분석할수도,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할수도, 책 어떤 문장에 꽂힌채 내 자신의 경험과 연관지어 이야기할수도, 책을 읽다가 집어던질수도 있겠다.

 기본적으로 애프터이펙트를 활용한 인트로/아웃트로와 적당한 촬영기술, 프리미어프로를 통한 적당한 컷편집 기술이 요구되고, 이를 갈고 닦아야한다.


2. 브런치에 글을 네 개 올린다.

 사실 글감은 많고, 저장된 글도 많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 충분히 익고, 내가 마음껏 삼켜낸 글이 없다. 글을 익게하기 위해,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 좋은 것들을 마주하는 시간, 영감의 원천을 찾아내는 습관과 시간이 요구된다. 나는 글을쓰는만큼 성장하는 사람이다. 가만히 앉아있는다고 해결될게 아니라, 당장 뛰쳐나가 출근길의 사람들이라도 보며 생각에 빠지는 시간을 가져야한다.


3.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패턴을 찾는다.

 건강이 너무나도 안 좋아졌다. 거창할 것 없이 아침, 점심, 저녁을 내 권장 칼로리에 맞게 섭취하며,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 저녁에 산책 및 홈트레이닝하는 습관을 되찾는다. 이를 위해 업무 시간에 업무를 확실하게 쳐내야할 것이고, 외부약속을 최대한 줄이며, 집에서 그저 누워있고 유튜브 보는 시간을 없애야 할 것이다.


4. 발음과 발성, 표정과 글씨를 다듬는다.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타인과 불필요한 대화는 하지 않는다. 이 마음속의 두 문장이 어쩌다가 나를 발음과 발성까지 뭉개진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과거 수 많은 학생들을 마주하며 지친 탓에, 표정을 짓지 않게 된 내가 어쩌다가 표정을 잃어버렸고, 티칭 할 때 빠르게 정보 전달을 하기 위해 글씨를 흐린 탓에 내 글씨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앞으로 모든 대화와 핸드라이팅의 기회가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한다.


5. 주말 중 하루는 꼭 카페에 가서 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

 정말 해야지 해야지하다가 하면 정말 기분 좋은 거의 유일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피곤하더라도, 할일이 없을지라도, 노트북과 책 한 권 챙겨서 카페에 가는 것만큼 스스로를 정제하고 다시금 스스로를 마주하며 되돌아보는데 좋은 습관이 없는 것 같다. 이른 시간에 갈수록 더욱 알차더라. 몸의 유혹을 떨쳐내고 정신의 충만함을 좇는 자세가 필요하다.


6. 코딩야학 4기를 이수하고, 포트폴리오용 블로그를 구축한다.

 부끄럽다. 코딩야학 1기,2기,3기 모두 신청만 하고, 강의 세 개 들은게 전부다. 8월1일부터 시작하는 코딩야학은 꼭 모든 과정을 이수하고, 결과물로 내 개인용 블로그를 구축할 것이다. 현재쓰는 위블리 기반의 포트폴리오는 내 마인드셋과 적합하지 않고, 티스토리는 타인이 만든 스킨을 사용하는 탓인지 내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약 2주간 모든 저녁시간을 투자해야한다.


7. 술을 줄이고, 쓸데없는 소비를 하지 않는 습관을 들인다.

 애주가인지라, 술을 참 많이 즐기는데, 내가 술을 먹는게 아니라 술이 나를 먹는게 되어버렸다. 술을 마실수록 정신이 또렷해지며 글이 써지고, 많은 생각이 정리되고 사고과정이 빠르게 흘러가는게 너무 좋아 술을 즐겼는데, 이제 그 순간의 내가 진짜 내가 아님을 알겠다. 무언가에 취해 빠르게 구사해낸 것들은, 결국 다시 취해야만 주워담을 수 있더라. 나는 내가 온전한 나로서 기능하는게 좋다. 또한 쓸데없는 소비가 결국 내 모든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붙잡게 되더라. 더 이상의 불필요한 소비는 하지 않겠다. 사실 사람 좋아하는 나에게, 불필요한 소비란 '더 이상 내 친구들에게 술과 밥을 사지 않겠다'인데... 슬프지만 어쩔 수 없다. 언젠가, 내가 밥값과 술값에 있어서, 적어도 그 돈에 있어서만큼은 제약받지 않는 상황이 되었을 때, 다시금 불필요한... 아니지 다시금 그 필요한 소비를 시작하고자 한다. 거절하고 내키는 마음을 멈출 수 있는 용기와 실행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7월 8월 9월을 보내고, 9월 말미에 다시금 짚어보는 글을 써보고자 한다.

나의 인생은, 오늘부터 2개월하고 6일 남았다.






3년이 걸릴 매거진. 부끄럽지 않은 3개월 시작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 나는, 머리를 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