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상서로운 보물지도'의 포스터 및 인스타그램 카드뉴스 페이지의 시안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디너리 콜렉터의 제3의 인물인 '스튜디오 니누'의 대표 누리 디자이너는 작년 '어느 특별한 예사로움'의 디자인 작업도 담당했습니다.
작년 포스터 디자인을 하면서 누리 디자이너는 '어린 시절을 보낸 양천구는 곳곳에 공원이 있고 창문 아래로 나무가 보이는 곳이었다.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라고 작업 노트를 보내주었습니다. 코너를 돌면 있는 공원과 그곳의 무성한 나무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작년 '어느 특별한 예사로움'의 포스터는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었습니다. 올해 진행 프로젝트인 '상서로운 보물지도'의 테마는 진경산수화입니다. 양천 현령을 지냈던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에 영감을 받은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가 일상을 영위하고 있는 양천구에서 인상 깊은 장소, 추억이 깃든 장소의 풍경을 감정을 담아 한국화로 창작하는 내용입니다. 작년에 누리 디자이너가 작업해 준 포스터야 말로 컨템퍼러리 진경산수화라는 생각이 들어 올해도 함께 일하는 것을 요청했습니다.
역시나 누리 디자이너는 멋진 3개의 시안을 보내주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프로젝트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잘 알고 있는 누리 디자이너는 공원과 나무가 살아있는 보물 지도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했습니다.
1, 2, 3안 모두 다 숲과 나무가 테마인데 특별히 2안과 3안은 지도를 옅은 선의 드로잉으로 표현하고 그 위에 추상적인 산수를 더했습니다. 1안은 창밖에서 내다본 동네 곳곳에 위치한 나무를 드로잉 했습니다. 2안의 나무는 솜사탕을 연상시키는 가벼운 질감과 동그란 형태로 표현했고 3안의 산은 인왕제색도의 바위를 연상시키는 인상적인 모습입니다. 지역을 잘 아는 디자이너의 손 끝을 통해 탄생한 메인 이미지 안들은 각기 다른 모습의 진경을 품고 있습니다. 나무와 공원 그리고 곳곳에 나지막하게 숨어있듯 초록의 싱그러움을 뿜어내는 동네 뒷산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이미지들을 보면서 제 기억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유년시절의 추억들을 꺼내보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누리 디자이너도 저와 같은 동네에서 비슷한 추억을 가지며 성장했나 봅니다.
협력하는 디자이너의 작업을 보며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할 시민작가들의 작업이 더 기대가 되었습니다. 각자의 기억에 있는 장소들을 어떤 모습으로 한국화로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해지면서 이 작품을 한데 모아 전시할 10월이 기다려집니다. 가을의 선선한 날씨와 높은 하늘 아래 추억을 담은 그림들이 참가자와 관람객들의 마음을 아름답게 수놓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