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 2편
어릴때, 기독교인이었던 엄마가 잠들기전 내손을 잡고 기도를 하거나, 아침에 빈방에서 성경책을 들고 기도를 하곤 눈물 흘리고 나온 듯한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다. 그 모습이 그땐 마냥 신기했던 것 같다. 나이가 들어 이젠 그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살면서 스스로를 정화하는 시간이 필요함을, 엄마에겐 그게 종교고 성경책을 들여다보며 우는 시간이었음을.
내겐 종교, 성경책 같은 게 에세이 책이 되었다. 내게 에세이 책을 읽는 시간은 위로고 정화고 기도다. 에세이 책을 읽는 동안 나만의 기도를 스스로에게 올린다 . 슬픈 일들, 여러 감정이 해소되지않고 엉켜있다는 기분이 들면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는다. 그러면 그 감정들이 스르르 녹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쩌면 치유를 위한 나만의 동굴을 만들어 나가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대학교 졸업 이후부터는 거의 에세이 책만 읽고 있는 듯하다. 왜 이렇게 에세이 책이 좋을까. 내게 위로가 될까.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다 비슷하게 사는것 같지만 그렇지않다는걸 에세이 책들을 읽으며 느껴왔다. 대학교 졸업 이후부터 계속 읽은 책들이 에세이라면 그만큼 다양한 에세이 책들이 있단 소린데, 하나도 같다고 느낀적이 없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게다가 난 누군가에게 내 마음속 얘기를 잘 털어놓지않는 사람이다. 특히 결혼하고 나서 배우자와 어떤 갈등이 생기거나 싸웠을때 그걸 어떻게 풀어야할지 잘 모르겠을때나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을때, 어떤 사람은 친한 언니에게 자문을 구한다는데 난 그러고 싶지않았다. 그 사람은 내 배우자의 성향을 잘 모를테고 내가 제일 잘 아는데 타인에게 그런 얘기를 하면서 합리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단 생각이 들지않았고. 그렇다면 내가 방법을 찾아야하는데 내 안에는 답이 없었다. 그럴때 에세이를 읽으면서 어떤 삶의 태도나 자세들에서 힌트를 얻곤 했다. 적어도 내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어떤식으로 생각하는게 좋은지는 에세이를 보다보면 윤곽이 나왔다:)
에세이는 내게 경귀같았다.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서 한줄기씩 퍼올린 어떤 깨달음을 하나의 글귀로 담아낸 걸 읽고 기억하는 행위가 그저 좋았다♡ 이 에세이 책에선 이런 글귀를 얻었지, 그 글귀를 마음에 담으며 그 힘든 일을 넘겼었지 기억한다. 내안에서 어떤 힘겨운 일과 에세이 속 한 글귀들이 짝을 이루어 모여있다:)
그 글귀들과 힘들었던 일들이 모여있으니 더이상 내게 짐이 아니게 되었고, 어떤 마음의 짐이 생기면 이젠 어떤 에세이 책과 인연이 닿아 내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 줄지 기대한다. 아마 평생 스스로에게 올리는 기도이자 정화의 눈물을 에세이 책과 함께하지 않을까 싶다. 바라는건 그런 시간이 이어져 어느 순간엔 훨훨 날 정도로 가벼워져 눈물이 나지않았으면. 그럼 그것대로 서운해서 눈물이 나려나:)